평창.구기동 5층이상 건물 못짓는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1면

서울 종로구 자하문~북악~구기 터널을 잇는 간선도로변 일반 주거지역 14만5천여평 모두가 빠르면 오는 9월부터 고도지구로 지정돼 5층 또는 18m를 넘는 건물을 짓지 못하게 된다.

서울시는 4일 북한산과 북악산의 경관을 보호하고 조망권을 확보하기 위해 ▶세검정길 9만3백여평 ▶진흥로 2만3천3백여평 ▶자하문길 2만6천여평을 고도지구로 지정키로 했다고 밝혔다.

북한산 및 북악산과 인접한 평창.구기동 일대는 대부분이 풍치지구.전용주거지역.고도지구 등으로 묶여 저층 아파트와 주택이 들어서 있으나 일반 주거지역은 최근 고층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4~5년간 세검정길에는 15층 높이의 삼성아파트를 비롯 갑을아파트 (13층) 안성타워 (9층)가, 진흥로에는 대아파크빌 (14층) 등이 건립돼 빼어난 자연경관을 훼손한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세검정길에는 14층 높이의 그린빌리지가 건축허가를 신청 중이며 신영.구기동 일대에도 15~20층 높이의 고층건물 신축이 3~4곳에서 추진되고 있어 경관관리를 위해 고도를 제한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그러나 고도지구로 지정될 경우 현재 사업승인을 받은 그린빌리지 등 신축을 추진 중인 건물주와 토지 소유주들의 집단민원이 예상된다.

시 관계자는 "서울시립대.서울시정개발연구원의 경관 모의실험 결과 고도지구로 지정하지 않을 경우 초고층 건물들이 마구 들어서 북한산과 북악산을 완전히 가릴 가능성이 크다" 며 "다소의 민원이 있더라도 이 지역을 고도지구로 지정키로 했다" 고 말했다.

시는 5일 고도지구 지정에 대한 주민공람 공고에 들어가 7~8월 시의회 의견청취와 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이같은 안을 확정할 방침이다.

시는 또 개발에 따른 경관훼손을 막기위해 올해 중 관악산. 아차산. 북한산 서쪽 불광. 녹번.홍은동 일대에 대해, 내년 중 불암산. 수락산. 대모산. 우면산 일대에 대해 고도 및 개발밀도를 지역별로 세분.차별화하는 관리계획을 세우기로 했다.

문경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