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세계적 명품 항공사 기반 다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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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오른쪽)이 우즈베키스탄 나보이 국제공항에서 설명을 듣고 있다.

“10년 뒤 대한항공을 전 세계인이 타고 싶어하는 최고의 명품 항공사로 도약시키겠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세계 항공업계에서 멀리 보고, 백년대계를 세우는 최고경영자(CEO)로 평가받고 있다.

조 회장은 항공업계를 위기로 내몰았던 2001년 9·11테러 이후를 항공기 구입의 적기로 판단했다. 그래서 A380, B787 등 차세대 항공기를 잇따라 주문했다. 항공 경기가 회복되면 차세대 항공기 구입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흐름을 예상했기 때문이다. 실제 항공업계는 2006년부터 호황으로 돌아서 차세대 항공기를 들여오려면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당시 구매한 차세대 항공기는 내년부터 대한항공 마크를 달고 하늘을 날 예정이다.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는 조 회장의 리더십은 올해도 발휘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신종 플루 영향으로 항공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조 회장은 미래 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있다.

항공 수요 감소로 몸집을 줄이는 다른 항공사와는 달리 최첨단 명품 좌석 도입, 신규노선 개척 등 경쟁력을 높이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6월부터 코스모 스위트(Kosmo Suites)와 같은 ‘명품 좌석’이 장착된 최신형 항공기 B777-300ER을 투입했다. 새로 도입하는 항공기뿐 아니라 현재 운영하고 있는 모든 중장거리 여객기에도 최첨단 고급 좌석을 설치한다. 2014년이면 ‘명품 좌석’ 여객기가 96대로 늘어나게 된다. 중국 시안·무단장과 일본 시즈오카 노선도 성장 가능성을 보고 올 5~6월 신규 취항했다.

물류 부문에서도 새로운 블루오션을 개척했다. 바로 우즈베키스탄 나보이를 2018년에는 중앙아시아의 물류 허브로 변모시키는 ‘나보이 프로젝트’다. 중앙아시아 시장을 선점하고, 그룹의 장기적인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조 회장의 원대한 리더십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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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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