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대입 수시지원이 남긴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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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성 비상에듀 평가이사

올해 수시모집 주요대학 전형의 지원 결과, 서울대는 특기자와 지역균형선발의 지원자가 대폭 줄었다. 2009학년도에 비해 지역균형선발은 인문 430명·자연 83명이 줄었고, 특기자는 인문 17명·자연 71명이 줄었다. 학생부 성적 우수자가 수시모집에서 상위권 대학 지원을 기피하는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고려대는 학생부우수자 전형의 경쟁률이 크게 줄어든 반면 일반전형의 경쟁률은 크게 높아졌다. 연세대와 고려대 일반전형에 복수지원을 할 수 있게 되자 상대적으로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낮고 수능 시험 이후에 논술을 치르는 고려대로 지원자가 몰렸다. 연세대는 진리자유 전형과 일반우수자 전형 모두 경쟁률이 하락했다.

중상위권의 경우, 전형방법에 변화가 없는 대학과 전형은 지난해와 경쟁률이 비슷했다. 그러나 논술 100% 우선선발전형을 실시하는 경희대·동국대·성균관대 일반전형은 경쟁률이 크게 올랐다. 특히 동국대 일반전형은 수능 최저학력 기준마저 없어 경쟁률이 2배 이상 높아졌다.

고려대·성균관대·한양대 등 수능시험 이후에 논술을 치르는 일반전형 지원자도 지난해에 비해 크게 늘었다. 수능시험 이전에 논술 시험을 준비해야 하는 부담이 적고 수능성적에 따라 논술 응시 여부를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주요대학의 수시모집 지원 결과를 토대로 금년 입시를 조망해 보자.

첫째, 학생부 성적이 우수한 수험생들이 상위권 대학지원을 기피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상위권 대학의 학생부 중심 전형이 연세대 진리자유, 고려대 학생부 우수자 등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확대 개편돼 학생부 교과 성적 외에 서류와 면접이 당락을 결정할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예상된다.

둘째, 논술 성적만으로 당락을 결정짓는 전형의 경우 자신의 논술 실력과 무관하게 지원한 수험생이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난해 입시결과를 보면, 수시 1차 경희대 ‘교과우수자1 전형’은 인문, 자연 모두 학생부 평균석차등급 한 등급 정도, 성균관대는 학생부 평균석차등급 한두 등급 차이를 논술로 극복할 수 있었다. 논술 100% 또는 학생부와 논술을 일괄합산 반영하는 전형에 지원하는 수험생은 지원자 평균수준보다 학생부 성적이 낮은 경우 해당 대학과 전형유형의 기출·모의논술을 통해 논술고사 출제 유형과 방식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셋째, 주요대학의 수능 우선선발 비중 확대로 인해 정시모집 우선선발과 함께 일반선발의 수능합격선이 다소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학생부 성적이 우수하다면 자신의 수능 성적 가채점 결과를 토대로 최저학력기준과 정시 가능성을 검토한 후, 수능 이후 남아있는 수시 2차 지원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넷째, 올해 수능시험 응시원서 접수 마감 결과 지난해 지원자 58만8839명보다 8만8990명이 증가한 67만7829명이 지원했다. 따라서 정시모집 지원 경쟁률이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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