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슴살다 입대 전사한 이등상사 50년만에 국립묘지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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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지난 49년 북한군과의 전투에서 전사, 50년째 대전시동구대성동 식장산 기슭에 잠들어 있던 '육군 보병 이등상사 송삼성 (宋三成)' 이 마을 주민 최찬식 (崔贊植.45.상업) 씨와 임영호 (林榮鎬.45) 대전 동구청장 등의 노력으로 오는 12일 대전 현충원으로 옮겨 모셔진다.

정치.사회적 혼란기였던 47년 강원도 철원에서 홀로 월남해 충남대덕군산내면대성리 (현 대성동)에서 머슴살이를 하던 宋씨가 전사 (당시 22~23세) 한 것은 입대 17개월 만인 49년 10월. 한국전쟁 전 종종 있었던 북한군과의 국지전에서였다.

宋씨의 시신은 유일한 연고지인 대덕군산내면으로 운구돼 산내면민장으로 식장산 기슭에 안장됐다.

당시 대성리 마을 반장이던 崔씨의 선친 최종운 (崔鍾雲.92년 사망) 씨는 연고가 없던 宋씨의 죽음을 안타깝게 여긴 나머지 손수 묘비를 세우고 장례일인 6월 13일을 제사일로 정해 해마다 제사를 지내는 등 가족묘처럼 돌보았다.

지난 89년 아버지로부터 사연을 전해들은 崔씨는 초등학교 동창인 林청장에게 宋씨를 국립묘지에 안장할 수 있도록 도움을 청했고, 林청장 노력으로 군당국의 협조를 받아 최근 宋씨의 병적 (兵籍) 을 확인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49년 1월 1일자로 이등상사 (현재 상병에 해당) 로 진급한 내용만 있을 뿐 전사 장소도 없이 전사자로 분류돼 현재 서울 국립현충원에 위패가 안치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대전 동구청은 오는 4일 宋씨 묘소에서 영결식을 갖고 50년간 맺힌 宋씨의 넋을 기릴 계획이다.

대전 = 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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