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돌풍 … 수입차 경쟁 불붙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3면

이달 들어 벤츠 자동차 판매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수입차 판매량 3~4위를 하던 벤츠는 뉴E클래스가 이미 사전 예약만 1500대를 넘어 9월 중 1위에 오를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이에 맞서 폴크스바겐도 6년 만의 신차인 6세대 골프를 21일 선보일 예정이다. 다음 달에는 올해 수입차 시장 최대 화제인 도요타 모델이 출시된다. 수입차 시장에 ‘가을 격전’이 벌어지고 있다.

세계적인 경기 회복과 더불어 자동차 내수 시장도 활기를 띠는 데다 해외 유명 업체들이 한국 시장을 밝게 보고 신차들을 잇따라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윤대성 전무는 “지난 10년은 수입차를 국내에 소개하는 단계였다면 앞으로는 국산·수입차 간 본격적인 시장 경쟁을 벌이는 단계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판도 변화=메르세데스 벤츠가 기세를 올리고 있다. 7년 만에 완전히 바뀐 신차 ‘뉴E클래스’를 지난달 말부터 판매하고 있다. 이달 들어 10일까지 총 404대를 팔아 수입차 판매 1위를 기록 중이다. 18일까지는 이미 판매가 700대가량인 것으로 전해졌다. 벤츠의 역대 최다 월간 판매량은 767대다. 뉴E클래스의 인기는 출시 전부터 예상돼 왔다. 신차인 데도 비슷한 배기량의 구형 모델보다 오히려 값이 더 싸졌기 때문이다. 220 CDI 모델은 기존 6990만원에서 6590만원으로 내렸고, E300 엘레강스 모델은 6910만원으로 구형 E280(7390만원)보다 싸다. 쿠페 등 총 7개 세부 모델이 한꺼번에 나와 선택 폭도 넓다.

경쟁 업체들은 바짝 긴장했다. 올 들어 수입차 판매 1위를 지켜 온 BMW는 9월 한 달간 주력 모델인 528i에 대해 좋은 조건의 금융 리스를 내걸었다. 렉서스 역시 ES350의 판매가 영향을 받을까 우려하고 있다. ES350은 최근 값을 5% 이상 올려 E클래스와 가격 차이가 줄었기 때문이다.

이 같은 경쟁 결과로 수입차 판매량도 치솟고 있다. 이달 10일까지 수입차 등록대수는 1350대로 8월 같은 기간(570대)의 두 배가 넘는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개 수입차 등록은 월말에 몰리는데 월초부터 경쟁이 뜨겁다”며 “9월에는 기록적인 판매량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골프·캠리도 온다=프리미엄 승용차에서 촉발된 수입차 전쟁은 조만간 3000만~4000만원대 차종까지 번질 것으로 보인다. 폴크스바겐의 골프가 6년 만에 모델을 완전히 바꿔 21일 판매에 들어간다. 신차인 데다 무릎 에어백, 주차 보조장치 등 각종 장비를 더했지만 가격은 3390만원으로 이전 모델과 비슷하다. 폴크스바겐 방실 부장은 “18일까지 사전 예약이 400대를 넘었다”고 말했다. 도요타코리아는 10월 말에 나올 캠리·프리우스 등 4개 차종의 사전 예약을 14일부터 받고 있다.

특히 폴크스바겐과 도요타의 모델은 국내 중형·준대형차 시장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3000만원대 초반인 골프는 물론 도요타의 캠리도 3000만원대 중반에 차를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 17일 출시된 현대차 쏘나타의 최고급 모델에 옵션을 더한 가격이 2930만원이기 때문에 국산·수입차 간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승녕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