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관리공단, 소외계층 조명·보일러 교체 나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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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관리공단은 국가 전체의 에너지 수요를 관리하는 곳이다. 산업·수송·건물 등 모든 부문에서 에너지를 절약하고 효율을 높이도록 유도하는 것이 임무다. 에너지관리공단은 ‘나눔 경영’이 곧 ‘녹색 경영’이 되는 기관이다. 사회복지시설을 비롯한 소외계층의 조명·가전·보일러 등을 고효율 제품으로 바꿔주면 어려운 이웃에게도 도움이 되고, 국가 전체의 에너지 사용을 줄이는 데에도 기여하기 때문이다.

공단은 올해 125억원을 들여 전국의 사회복지시설 1100곳의 조명기기를 고효율 제품으로 바꿔주고 있다. 형광등 안정기와 램프·소켓·콘센트 등을 교체하고 안전 점검도 함께 해준다. 누전 차단기가 불량품일 경우 이것도 바꿔준다. 소외계층에 대한 ‘에너지 복지 사업’이라고 보면 된다.

저소득층이 많이 사는 공공임대주택의 낡은 보일러를 뜯어내고 공짜로 새 고효율 제품을 달아주는 사업도 진행 중이다. 올해 시작한 사업으로 연말까지 5873가구에게 혜택을 주는 것이 목표다. 비용은 33억원이 들어간다.

7~8월에는 독특한 여름철 전기절약 캠페인도 벌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에너지 사용을 줄인 건물주의 이름으로 저소득층에게 겨울철에 ‘사랑의 연탄’을 기부하는 행사다. 건물주 입장에서는 에너지 비용을 아끼고, 별도의 돈을 들이지 않고도 어려운 이웃을 도울 수 있는 사업이다. 이 밖에 사회복지시설의 구형 김치냉장고를 고효율 신제품으로 교체하고, 형편이 어려운 청소년들이 검정고시를 준비할 수 있도록 야학을 열어주면서 학습환경 개선을 위해 조명기기를 고효율 제품으로 바꿔주는 일도 하고 있다.

에너지 절약과 직접 연관이 없는 봉사활동에도 적극적이다. 직원들이 사회복지시설을 찾아 주변 환경을 정돈하고, 텃밭 가꾸기를 돕는 한편 임직원 월급의 1000원 미만 금액을 떼어 매달 어려운 이웃에게 기부하고 있다.

에너지관리공단은 이태용 이사장이 취임한 뒤 지난해 말 에너지 절약과 기후변화 대응 업무를 중심으로 조직을 개편했다. 기존 31개 부서를 26개로 줄이고, 12개 지사를 8개 지역센터로 축소해 효율성도 높였다. 공단 관계자는 “앞으로도 불필요한 업무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찾아내 폐지하고 핵심 업무에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선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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