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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통신 공동구매는 인기상품 싸게사는 지름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5면

PC통신 유니텔 주부동호회 '아이들 키우기방' 은 지난 3월초 미국에서 선보인 어린이 영어 교육용 '위싱 비디오' 3개 한 세트를 정가 6만2천7백원에서 30% 할인된 4만5천3백원에 단체로 구매했다.

주부들이 아이들 키우기 방에 올린 정보를 참고로 해 '입 소문이 난 물건' , '제일 싸게 파는 곳' 을 골랐다. 방지기 백은주 (白銀周) 씨는 "공동구매자가 1백여 명이 넘어가자 업체에서 손해를 본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할인율을 20%로 줄였다" 며 "주부들이 제값 주고라도 사겠다는 인기 비디오를 싸게 살 수 있어 좋아했다" 고 말했다.

PC통신을 통한 공동구매가 인기다. 천리안 하드웨어동호회는 게시판을 통해 게임에 쓰이는 3D 그래픽카드를 11만9천원에 팔았다. 정가가 22만원인데 공동구매이기 때문에 46%나 할인을 받은 것.

공동구매하는 제품도 하이텔.천리안.나우누리.유니텔등 각 PC통신 동호회마다 다양하다. 사진동호회는 사진 기자재나 필름, 자동차동호회는 엔진오일이나 배터리 같은 자동차 소모품을 공동 구매로 싸게 구입한다.

조리연구동호회는 조리연구를 위한 프랑스.이태리 여행권까지 공동구매할 정도. 동호회들의 경우 단순히 한번 사는 것에 끝나지 않고 회원들이 직접 써본 후 다양한 활용정보를 올리기 때문에 더욱 효과적이다.

입소문이 빠른 PC통신 회원들이란 특징 때문에 물건을 판 업체가 사후 서비스를 철저히 해주는 것도 구매자에게 유리한 점. 아이들키우기방 방지기 白씨는 "30권짜리 유아서적을 25% 싼 가격으로 공동구매한 회원 한 명이 책 한 권에 하자가 있다고 하자 즉시 바꿔줬다" 고 전했다.

그러나 주의할 점도 있다. 천리안 커뮤니티팀 동호회 담당 안승진 (安承鎭) 씨는 "PC통신 게시판에 개설된 컴퓨터기기 공동구매에 참여했다가 입금만 하고 물건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고 말했다.

공동구매란을 개설한 사람이 다른 사람의 ID와 패스워드를 훔쳐 사용한 사기꾼일 수도 있다. 또 최근 한 PC통신 동호회 운영진은 특정 업체 물건을 밀어주거나 가격협상 과정에서 투명하지 않은 거래를 했다며 회원들에게 탄핵을 당하기도 했다.

유니텔 고객센터 오세원 (吳世源) 씨는 "운영진의 신분이 분명하고 오랫동안 회원으로 참여해왔던 동호회의 공동구매를 택하는 편이 안전하다" 고 말했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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