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도서 수만년전 식물화석 발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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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제주도북제주군 부속섬인 우도에서 수만년전 것으로 보이는 식물화석이 발견됐다.

이는 우도가 제주본섬과 연결된 곳이었다는 것을 입증해주는 증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학계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제주도 민속자연사박물관 연구진은 20일 북제주군 우도의 '쇠머리오름' 의 공유수면 일대에서 수만년전 형성된 것으로 보이는 신생대 4기의 갈대식물화석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제주도내에서는 그동안 새발자국.패류화석지대등은 발견됐지만 식물화석이 발견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진은 지난 12일 우도 쇠머리오름을 형성하고 있는 응회환퇴적층을 조사하던중 퇴적층의 정상부위에서 이 화석을 발견했다고 덧붙였다.

발견된 화석은 폭 5m에 걸쳐 40m가량 퇴적층에 분포, 갈대로 추정되는 식물의 줄기와 잎.꽃이 복잡하게 뒤섞여 있는데다 참나무과의 떡갈나무 잎으로 추정되는 화석, 갑갑류등이 '기어간 흔적' 으로 보이는 생물흔적도 포함돼 있다.

우도는 제주본섬의 동쪽끝인 성산포와 3.8㎞가량 떨어진 섬이다.

연구진은 이번에 발견된 갈대화석이 성산포 동남쪽 갑문지역의 갯벌에 갈대숲이 지금도 존재하고 있고 우도가 수중화산폭발에 의해 만들어지며 해수면 상승으로 제주본섬과 격리된 사실을 유추할 수 있는 증거라고 판단, 고환경.지리복원의 결정적 증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민속자연사박물관 강순석 (姜淳錫.고생물학) 박사는 "현재의 우도가 성산포와 연결돼 넓은 갯벌이 펼쳐진 내만 (內灣) 이었다는 실마리가 이번 화석발견으로 추정된다" 며 "해수면 상승에 의한 격리가 2만~6천년전까지 진행돼 산호서식환경이 주어져 우도의 산호모래사장도 당시 만들어졌다" 고 말했다.

제주 = 양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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