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1위 버팀목 불펜의 어뢰투 ‘퇴역 잠수함’이강철 코치가 키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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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잘나가는 KIA의 보이지 않는 힘은 바로 ‘잠수함’이다. KIA는 최근 언더핸드 불펜 투수 손영민(22)과 유동훈(32)이 중간과 마무리에서 제 몫을 해내고 있다. 조범현 KIA 감독은 “손영민과 유동훈이 잘 해주고 있어서 불펜 운용하기가 수월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손영민과 유동훈은 KIA가 SK의 거센 추격을 따돌리고 1위를 지키는 데 큰 힘이 되고 있다. 손영민은 15일 히어로즈전에서 3-3으로 팽팽하게 맞선 6회에 등판해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KIA는 이 경기에서 4-3으로 앞선 8회 2사 만루 위기에 처하자 ‘필승 마무리’ 유동훈을 내세웠다. 유동훈은 위기를 깔끔하게 마무리해 승리를 지켜냈다. 손영민은 16일 히어로즈전에서도 8회에 등판해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약점이던 연투 능력까지 좋아졌다.

조 감독은 이들 ‘잠수함 불펜’이 맹활약하는 비결로 이강철 투수코치를 지목했다. 이 코치는 선수 시절 최고의 언더핸드 투수로 각광 받았고, 경험을 바탕으로 한 조언으로 손영민과 유동훈의 잠재력을 끌어냈다. 손영민과 유동훈은 “언더핸드였던 이 코치님이 문제점을 세밀하게 지적해준다”고 입을 모았다.

이 코치는 손영민의 투구폼을 교정하는 데 특별히 신경을 썼다. 그는 “손영민의 골반 유연성을 키우자 허리 회전력이 좋아졌다. 이 덕분에 휘어져 나가는 변화구 각도가 한층 예리해졌다”고 말했다. 몸에 무리가 가는 자세를 고치면서 연투 능력도 좋아졌다는 설명이다.

여기에는 이 코치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애정 어린 조언이 한몫했다. 이 코치는 “나는 선수 시절 허리 회전을 제대로 이용하지 못해 무리가 따랐다. 후배 손영민이 이 같은 전철을 밟지 않도록 투구폼을 바꾼 것”이라고 말했다.

유동훈의 경우 주무기인 싱커가 더욱 빛을 발하도록 커브를 다듬었다. 이 코치는 “동훈이가 원래 갖고 있던 실력이 이제 발휘되고 있다”고 말했다.

유동훈은 20세이브에 평균자책점 0점대(0.56)를 기록하며 16일까지 13경기 연속 세이브 행진을 이어갔다. 시즌 5승2패를 기록 중인 손영민은 9월 한 달간 평균자책점이 0점대(0.87)다.

오명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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