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크스바겐·현대기아차 ‘질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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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2009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 출품된 시트로앵의 ‘레볼테 컨셉트’가 16일(현지시간) 언론에 공개됐다. 17~27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리는 이번 모터쇼에는 세계 각국의 다양한 친환경 자동차들이 첫선을 보인다. [프랑크푸르트 AP=연합뉴스]


금융 위기 한파로 참가 업체가 급감해 ‘반쪽 대회’를 벗어나지 못했던 국제 모터쇼가 제63회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를 통해 제자리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27일(현지시간)까지 독일 프랑크푸르트시 메세 전시장에서 열리는 이번 모터쇼에는 주요 자동차 업체 대부분이 참가한 가운데 폴크스바겐그룹과 현대·기아차의 약진이 확연했다. 고급차 시장의 강자인 벤츠·BMW는 경기침체 여파로 주춤했고 미국 GM·크라이슬러는 청산 이후 새로운 회사로 거듭났지만 아직까지 눈길을 끌 만한 신차를 내놓지 못해 부진이 이어질 전망이다.

소형차에 강한 피아트그룹도 내장재를 고급화하고 디자인을 차별화한 소형차 푼토와 미토·엘르 등을 선보였다. 당분간 소형차를 중심으로 강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16일(현지시간) 폴크스바겐그룹의 주요 브랜드(폴크스바겐·아우디·세아트·스코다)가 집결한 3호관에서 열린 신차발표회에는 3000여 명의 기자들이 몰려 위세를 보여줬다. 올 상반기 폴크스바겐그룹은 전 세계 자동차 업체 가운데 가장 많은 2조1600억원(12억 유로)의 영업이익을 냈다. 또 1~8월 세계 시장이 14% 감소한 데 비해 폴크스바겐의 감소폭은 2.1%에 그쳤다. 자동차 판매 회복이 가시화한 지난달에는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9.5% 늘면서 세계 시장 점유율이 11.7%로 1.8%포인트 늘었다.

마틴 빈터콘 폴크스바겐 그룹 회장은 “2018년 세계 자동차 업계 1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소형차에 강한 폴크스바겐 브랜드로만 연간 600만 대 이상 팔겠다”며 “하이브리드카보다 연비가 좋은 친환경 디젤(블루 모션)을 미국 시장에 적극 투입해 친환경 이미지를 구축하겠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현대·기아차는 올 상반기 225만 대를 팔아 ‘글로벌 톱10’ 가운데 유일하게 판매가 증가(약 0.3%)했다. 이러한 실적을 반영하듯 현대차 프레스 데이(언론공개행사)에는 역대 최대인 1000여 명의 외신 기자들이 몰렸다. 피아트그룹과 함께 6전시관에 자리한 현대차는 전시관 바탕과 그린카를 모두 흰색으로 통일하고 친환경을 상징하는 푸른색 로고와 단장해 눈길을 끌었다.

벤츠·BMW는 올해 상반기 경기침체에다 소형차가 약해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 판매가 감소한 영향을 그대로 받았다. 모터쇼 종주국답지 않게 눈길 끌 만한 친환경차·컨셉트카가 신통치 않다는 평을 받았다.

GM은 올 상반기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 불참을 선언했다가 경기회복이 가시화하자 뒤늦게 뛰어들어 야외 부스를 만들었다. 컨셉트카나 친환경차 하나 없이 GM대우가 생산한 시보레 브랜드 두 차종(국내명: 라세티 프리미어, 마티즈 크리에이티브)만 전시해 초라함을 느끼게 했다.

프랑크푸르트=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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