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데니스·김주성 불편한 재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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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프로축구 수원 삼성의 김호 감독은 대한화재컵 결승 1차전을 하루 앞둔 18일 오후 러시아어 통역을 대동하고 데니스와 1시간동안 면담을 했다. "젊은 혈기로 흥분하지 말고 팀을 위한 플레이를 해달라" 는 신신당부였다.

악몽같은 지난해 9월 23일 경기 때문이다. 당시 데니스는 부산 대우 김주성의 얼굴을 발로 밟아 6개월 출장정지의 중징계를 당해 지난 4월까지 그라운드에 설 수 없었다. 당시 김주성도 벌금 80만원에 2게임 출장정지를 당했었다.

이들 두선수가 8개월만인 19일 그라운드에서 얼굴을 맞대야 하니 김감독으로서는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부산 원정경기에서 4연패를 당하고 있는 수원은 수원에서 벌어지는 홈 1차전에서 대승을 거둬야 하며 그러자면 데니스가 흥분하지 않고 게임을 풀어줘야 한다.

징계에서 풀린 뒤 3게임밖에 뛰지 못한 데니스가 이날 돌출행동이라도 하면 힘겨운 싸움이 될 수밖에 없다.

19일 경기는 김주성과 데니스가 해묵은 원한에 매어 있기에는 어깨가 너무 무겁다. 김은 부산의 중심 수비수이고 데니스는 수원 미드필드의 핵이다.

김주성은 데니스뿐 아니라 서정원.샤샤.비탈리 등 수원의 막강 공격진을 막아줘야 한다. 팀의 주전 공격수 안정환과 마니치가 뛸 수 없는 상황에서 안살림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수비가 안정돼야 우성용.권해창 등 공격진의 역습도 가능하다.

프로 13년차 최고참으로 명예로운 퇴진을 바라고 있는 김주성은 "개인적인 감정은 전혀 없다" 며 데니스를 의식하지 않고 있다. 악몽의 재연은 없겠지만 두선수의 대결이 또다른 볼거리다.

양지열 기자

◇ TV중계 (오후 7시)

수원 - 부산 KBS위성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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