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장 벤처주식도 사고 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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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증권거래소나 코스닥 (KOSDAQ)에 상장되지 않은 벤처기업의 주식을 사고팔 수 있는 시장이 만들어 진다.

벤처기업 투자자들의 모임인 서울엔젤그룹을 운영하고 있는 대한상공회의소는 13일 빠르면 올 하반기중 상의 내에 '벤처기업 지분거래 시장' 을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시장이 만들어지면 벤처기업에 투자, 지분을 갖고 있는 엔젤투자자들은 코스닥 상장 이전이라도 지분을 매각, 돈을 회수할 수 있게 된다. 또 유망 벤처기업에 투자하고 싶은 사람들은 이곳을 통해 투자 대상을 찾을 수 있 다.

상의는 투자자들이 또 벤처기업에 대한 정보을 쉽게 알 수 있도록 7월초 홈페이지 (http://www.kcci.or.kr) 를 개설, 운영하기로 했다.

통상 엔젤마트에 나온 벤처기업이 코스닥에 상장하기까지 3~5년이 걸리는데, 그 전 단계에서 매매가 가능해지면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가 훨씬 활발해 질 것으로 상의는 기대하고 있다.

◇ 절차 = 지분을 팔거나 사고 싶은 사람은 상의에 있는 서울엔젤그룹 사무국에 신청을 하면 된다.

사무국은 신청자를 접수, 조건을 봐서 거래를 알선하며 매매계약은 양 당사자가 직접 체결하게 된다. 상의는 거래 활성화를 위해 벤처기업에 대한 자료제공과 가격 협상을 위한 의견 조정 등 자문역할을 수행한다.

또 투자자와 벤처기업 사이에 특별한 약정이 있을 경우 벤처기업이 포함된 3자간 협상을 중개할 수도 있다.

상의는 원활한 가격 협상이 이뤄지도록 장기적으로는 외부의 기업가치평가 전문기관과 연계, 지분 가치에 대한 컨설팅을 제공하기로 했다.

거래대상 지분은 일단은 서울엔젤그룹을 통해 투자가 이뤄진 기업으로 제한되지만 단계적으로 지방의 엔젤클럽에 나온 벤처기업 등으로 범위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거래액은 구좌당 5백만원 이상. 수수료는 없다.

약 5백명의 회원으로 지난 2월24일 출범한 서울엔젤그룹은 지금까지 타프시스템 등 10개 업체에 대해 1백억원 규모의 투자가 이뤄졌다. 연말까지는 약 50개 벤처기업을 대상으로 5백억~6백50억원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상의는 보고 있다.

대한상의 김주리 (金珠梨) 컨설턴트는 "미국의 경우 핑크시트 (Pink Sheet).로컬 (Local) 등 비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투자시장이 활성화돼 있다" 며 "지분 거래를 통해 투하자본의 조기회수는 물론 시세차익 확보도 겨냥하고 있다" 고 말했다.

김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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