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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中해커 'E메일 폭격'에 웹사이트 폐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중국 해커들이 인해전술로 백악관을 침공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 의 대사관 폭격에 항의하는 중국 네티즌들이 마침내 백악관 웹사이트까지 마비시킨 것이다.

배리 토이브 백악관 대변인은 11일 "백악관 웹페이지를 운영하는 시스템이 해커들의 공격을 받았다" 고 밝혔다.

그는 백악관측이 시스템 점검을 위해 10일 저녁부터 웹사이트를 폐쇄해놓고 있다고 말했다.

해커의 신원에 대해 토이브 대변인은 "아직 모른다" 고만 답했다.

그러나 미 NBC방송은 정부소식통을 인용, 이 해커들이 홍콩에서 출발했으며 웹페이지에 미 정부 및 나토를 비난하는 한자 구호 등을 남기고 빠져나갔다고 전했다.

중국인 해커들은 다른 미국의 정부기관들에 대한 공격도 계속 중이다.

내무부의 경우 9일 오후 약 10시간에 걸쳐 해커들이 보내온 메시지들 때문에 결국 웹페이지를 시스템에서 분리시켰다.

데이터를 다시 정리해 복귀시키는 데 5시간이 걸렸다.

에너지부와 국립공원관리국도 해커들의 인해전술에 항복, 10일 거의 하루종일 웹페이지를 폐쇄해야 했다.

또 베이징 (北京) 주재 미 대사관도 컴퓨터 해커들의 공격을 받아 손상을 입었다고 상하이 (上海) 주재 미 영사관의 한 관리가 말했다.

중국 관영 차이나 데일리에 따르면 이 해커들은 미 대사관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야만인들을 타도하자" 는 구호를 적었으며, 제임스 새서 대사의 사진이 있는 자리에도 같은 내용의 한자 구호를 집어넣었다.

현재 미국은 전문가들을 동원, E메일 발신지를 역추적 중이다.

미 내무부 대변인은 "중국인 해커의 소행임이 이미 밝혀졌다" 며, 현재 미연방수사국 (FBI)에서 더 자세한 내용을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에너지부 웹페이지에는 서투른 영어로 "미국의 나치행위에 반대한다! 우리는 정치에 관해서는 모르는 중국의 해커들이다.

그러나 우리 중국 기자들이 살해당한 것을 참을 수 없다.

전쟁이 끝날 때까지 우리는 공격을 멈추지 않을 것" 이라는 메시지도 있었다.

김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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