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특목고 시리즈 [2] 충남과학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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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목고 응시자격 지역제한제가 시행되고 있다. 수도권 특목고에 진학할 수 없게 된 천안·아산 중학생들은 충남외고·충남과학고·한일고 등에 더욱 관심을 쏟을 수밖에 없다. 이들 학교의 입시 관련 특집을 차례로 싣는다.

11월19일부터 2010학년도 신입생 모집전형에 들어가는 충남과학고는 특기자·내신성적 우수자, 일반전형을 통해 60명의 신입생을 선발한다.

충남과학고 박종철군(1학년)“대학진학 위한 과학고 진학은 금물”

충남과학고등학교 2010학년도 신입생 전형이 7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2009년 충남과학고 신입생 선발에서 치열한 경쟁을 뚫고 합격한 박종철(17·사진)군에게 1년 전 준비했던 시험대비와 후배들을 위한 조언을 들었다.

박군은 “단순히 대학진학을 위해 특목고인 과학고에 진학하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며 “자신의 목표가 뚜렷하지 않다면 과감히 포기를 하고 일반계고로 진학하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충남과학고는 지난해 특별전형과 일반전형으로 나눠 신입생을 선발했지만 올해는 특별전형을 없앴다. 대신 특기자·내신성적 우수자를 우선 선발한다. 모두 20명으로 정원 60%의 3분의 1에 달한다. 이 학교 교육과정운영부 정연관 교사는 “내신성적만으로 우선 선발하는 인원이 15명이나 되기 때문에 성적이 상위권인 학생들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다음은 박군과의 일문일답(※표시는 이해를 돕기 위한 정연관 교사의 설명)

-과학고 입시가 70일 남았다. 1년 전을 회고하면.

“당시엔 많이 혼란스러웠다. 개념을 공부해야 할지, 문제풀이에 전념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결국 시간을 적절하게 배분했던 게 도움이 많이 됐다. 2개월 정도를 남겨두고는 과학지식을 쌓기 위해 과학잡지나 교양도서를 주로 읽었다. 수학·과학 두 과목 모두 교과과정을 중심으로 창의력 문제 해결력 검사를 준비했다. 수학은 심화학습문제집, 창의력 신장 도서, 영재를 위한 문제집 위주로 공부를 했다. 과학은 중학교 과정을 정리하면서 심화부문을 정리했다. 물리는 개념정리와 문제풀이, 화학과 지구과학은 고등학교 교과과정을 중심으로 대비를 했다.”

-선배들로부터 조언도 들었나.

“시험을 앞두고 지금 2학년인 선배들에게 어떻게 준비했는지 들었다. 예상보다 난이도가 높다는 말을 듣고 걱정이 됐지만 막상 접해보니 꾸준히 준비하면 그렇게 어렵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하나 선배들에게 들었던 얘기 중 ‘합격을 위한 공부를 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나도 마찬가지다. (후배들에게)그 말을 똑같이 해주고 싶다. (과학고에)들어오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들어와서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과학고를 대학 입시의 수단으로 생각하고 이과계열에 관심 없는 학생이 지원을 한다. 그 학생들은 입학 뒤에 많은 후회를 한다. 과학고의 설립 목적을 다시 한 번 생각해야 한다.)

-기출문제도 많이 참고했나.

“시중에는 과학고 입시와 관련된 기출문제가 많지 나와 있지 않다. 그래서 최근 2~3년간 출제됐던 문제를 주로 풀었다. 기출문제는 문제유형과 성향을 참고하는 데만 활용했다.”

-내신 관리는 어떻게 했나.

“과학고 입시를 준비하면서 가장 중점을 뒀던 부문이 바로 ‘내신’이다. 내신이 얼마나 중요한 지는 두 말할 필요가 없다. 내신 때문에 창의적 문제해결력 검사 기회를 갖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수학·과학에 남다른 재능을 보였던 친구들 중에서 내신 때문에 지원을 못하기도 했다. 과학고에 진학하기 위해서는 내신관리는 기본이다.”(※부여중을 나온 박종철군은 전교에서 1~2등을 유지했다. 지난해는 내신으로 일반전형 정원의 3배수만 선발해 창의적 문제 해결력 검사 대상자로 선정했지만 올해는 4배수(160명)로 늘렸다. 수학·과학분야의 재능 있는 학생을 선발하기 위해서다. 학생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기 위함이다.)

-창의력 문제 해결력 검사 준비는.

“수학과 과학에 관련된 본질적 사고력을 묻는 검사다. 사고력 자체가 발달되었는가가 검사를 하는 이유다. 그런 측면에서 공식과 이론이 어떻게 이뤄지고 구성됐는지를 꼼꼼하고 심도 깊게 준비해야 한다. 수학·과학은 암기과목이 아니다. 깊이가 없는 단순한 문제풀이나 암기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공식과 원리의 이해가 가장 중요하다.”

-후배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시험 준비를 할 때 단순히 입시를 위한 공부가 아니라 ‘미래를 위한 투자’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그렇다고 대학입시가 최종목표가 돼서는 안 된다. 과학자의 꿈을 갖고 있다면 과학고 진학은 준비과정 중 하나다.”(※과학고는 우수학생들이 간다. 나도 우수하다. 그래서 과학고에 가야 한다는 생각은 금물이다. 인문사회계열의 영재들은 과학고보다는 외고나 일반계고에 진학하는 게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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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신진호 기자

부족한 과학 세부과목 집중 보강

충남과학고등학교 2010학년도 원서접수가 11월 19일 시작된다. 이제 두 달 남았다. 예전 대학입시를 상기해 보면 100일 작전, 마무리 100일 등 정리하는 의미의 여러 가지 단어들이 떠오른다. 고입과 대입, 특히 과학고 마무리는 좀 다르다. 일단 학습의 범위와 양이 차이가 나고 과목의 범위가 크지 않다. 수학, 과학(물리·화학·생물·지구과학)으로 창의적 문제 해결능력 평가를 보게 된다. 수학 외에 과학의 세부 과목 중 부족한 두 과목 정도를 집중적으로 보강한다면 약점을 만회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다. 작년과 달라진 입시전형에 맞춰 나머지 시간의 중요한 포인트를 정리해 본다.

내신특별전형 외에도 일반전형 1차 합격의 핵심은 내신성적이다. 예년과 달리 3학년 2학기 학년말 고사 성적이 포함된다. 2학년보다 3학년의 반영비율이 6대4로 높음을 감안해 보면 당락의 주요한 변수가 된다. 따라서 두 번 남은 내신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수학·과학·영어·국어가 내신 반영 과목이고 작년보다 수학·과학 반영 점수가 영어·국어보다 두 배인 점을 감안해 성적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수학은 준비를 꾸준히 하되 과학은 단기간 극복이 쉽다. 수학은 하루아침에 실력을 향상시키기 어려운 과목이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단원의 연관성 면에서도 그렇지만 학문의 깊이에서도 수학을 단기간 극복하는 것은 쉽지 않다. 과학은 네 개의 영역으로 나뉘어져 있고 부족한 영역의 과목을 집중적으로 도전한다면 틀릴 수 있는 문제를 상당히 건져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수학이나 다른 영역의 과목은 꾸준히 문제 풀이를 이어가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기출문제를 다시 한 번 점검하고 입학시험을 대하듯 풀어본다. 기출문제는 출제경향을 알아낼 수 있는 최고의 자료다. 최근 몇 간의 문제를 단순히 풀지 말고 비슷한 유형의 문제들의 변화를 찾아낸다면 올해의 분위기를 알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최근 시사성이 강한 내용에 대한 자신의 의견과 지식이 필요하다. 최근 3년간 충남과학고 합격생들의 공통적인 입시에 대한 소감은 ‘고난이도 지식보다는 평소의 지식을 실수하지 않는 안정감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실수는 실력이 분명하다. 과학은 전체를 점검하되 부족한 영역 과목을 집중, 수학은 종합적이고 수학적 사고력 문제를 꼼꼼하게 챙겨야 한다.

과학은 물리·화학·생물·지구과학의 네 가지 영역이 나눠져 있으며 통합의 유형이 나온다 해도 출발은 영역이 정해져 있다. 그러나 수학은 중등 전 과정에 걸친 심화문제와 종합적 사고력을 풀어가면 부족한 부분의 개념이 정리될 것이다. 개념정리 없이 문제풀이만 하면 단순노동으로 아까운 시간을 허비하게 될 것이다.

이제 내신을 제외하고 입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은 모두 끝났다. 올림피아드, 시·도 경시 등의 발표까지 마무리됐다. 성적이 좋으면 좋은 대로 그렇지 않으면 않은 대로 정형된 과거일 뿐이다. 남은 기간 마음의 안정시키고 입시학습, 그 자체를 즐기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다. 지금 학습한 모든 내용은 입시 후 버려지지 않고 입학 후 알토란같이 쓰일 것이다. 날로 인기를 더해가고 있는 충남과학고. 남은 기간 수학, 과학의 한정된 학문에 정진해 보는 것. 미래를 꿈꾸는 과학자에게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시간일 것이다.

이건찬 천안와이즈만 영재교육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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