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GO지도] 2. 환경운동단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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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환경 지킴이' 를 자임하는 시민단체는 쌍두마차격인 환경운동연합 (환경련) 과 녹색연합을 비롯, 전국적으로 4백여개에 이를 정도로 여느 분야보다 활동이 왕성하다.

환경운동의 출발점은 민주화운동이 한창이던 80년대. "환경파괴를 방치하면 우리 모두 고통을 받게 됩니다.

" 82년 4월 함세웅.김승훈.문정현 신부, 한승헌 변호사.최열 (현 환경련 사무총장) 씨 등 10여명은 서울 종로의 한 사무실에서 이같이 뜻을 모으고 국내 환경단체의 모태가 된 '공해문제연구소' 를 창립했다.

그러나 최열씨 등 창립멤버 대부분이 민주화운동을 해온 '반체제 인사들' 이어서 경남 온산지역 중금속 오염, 낙동강 페놀사태 등을 제기할 때마다 정부의 '협박과 감시' 는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90년대 초까지 환경운동은 민주화운동의 일부였으며, 93년 환경련과 녹색연합이 출범하면서 새싹을 틔우게 됐다.

93년 봄 최열씨와 박경리.이세중.장을병씨가 주축이 돼 환경련을, 비슷한 시기에 장원 (대전대 교수).박은주 (도서출판 김영사 사장) 씨 등 33명이 녹색연합 (당시 이름은 배달환경연합) 을 창립하면서 전국적인 조직을 갖추게 됐다.

이후 환경련은 독특한 이벤트성 문제 제기 방식을 동원, 시화호 오염.핵발전소 문제.동강댐 및 새만금호 조성 저지.생명의 숲 가꾸기 운동 등을 통해 성과를 거뒀고 자연생태계 보전활동을 추구하는 녹색연합은 백두대간 탐사.갯벌 보호운동.깃대종 살리기운동.대만 핵폐기물 북한 반입저지 등을 해냈다.

95년 경남 거제에서 출범한 '초록빛깔 사람들' 은 환경단체 지방화시대를 열었고, 대학교수.연구원 등 3백여명으로 구성된 '환경과 공해연구소' 는 환경분야 전문화를 이끌었다.

황문평.전원주씨 등 연예인 1백여명으로 구성된 환경보호연예인협회 등 각계의 동참도 잇따랐다.

이제 환경단체들은 고발.감시위주의 활동에서 벗어나 시민들에게 비전과 대안을 제시하는 모습으로 탈바꿈해야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양영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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