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발하고 다양한 구애광고 선보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5면

'TV광고는 사랑학 개론?' 광고 소재는 무궁무진하다. 그러나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영원한 모티브는 뭐니뭐니해도 사랑. 특히 사랑에 목말라 하며 짝을 못찾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지금이라도 열심히 광고를 볼 필요가 있다.

요즘 CF들이 어느 때보다 기발하고 다양한 '구애 (求愛) 전략' 을 선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통신 프리텔 016 광고는 '인해전술식' 구애작전을 소개한다. 노란색 유치원복의 귀여운 아이들이 자기 곁으로 다가와 두손에 가득 노란 풍선을 쥐어주자 어리둥절해하는 고소영. 이때 고소영 손에 쥔 016 PCS폰에 "사랑이 무슨색인지 아니" 라는 메시지가 뜬다.

의아한 듯 주변을 살피는 고소영에게 빙긋이 미소를 지으며 노란 풍선를 들고 있는 송승헌이 보인다. 너무나 로맨틱한 프로포즈에 감동한 고소영은 꼬마들의 함성에도 아랑곳 않고 살짝 키스를 건넨다.

제일모직 빈폴 광고 (제일기획) 는 전형적인 '쟁취형' 구애 전략. 요즘 뜨고 있는 탤런트 김현수는 맘에 드는 남자친구를 만들기 위해 남자의 자전거쪽으로 달려간다. 자전거를 탄 남자는 현수를 넘어뜨리고 만다.

미안해하며 어쩔 줄을 몰라 하던 남자는 사과의 뜻으로 자전거 뒤에 현수를 태운다. 그 순간 김현수는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환한 웃음과 함께 남자의 허리춤을 꼭 부여잡는다.

광고를 제작한 제일기획은 "요즘 사랑법은 무엇일까" 하고 고민하던 중 PC통신에서 힌트를 얻었다고. 자신이 겪은 사랑의 고민을 함께 나누는 '고백마당' 에 들어가 "더 이상 기다리지 않겠다. 내가 스스로 인연을 만들어가겠다" 는 '당찬' 고백을 접하고 '여자도 사랑을 쟁취한다' 는 사랑법으로 아이템을 잡았다는 것.

롯데제과의 빙과류 '삐에로 하트' CF (대홍기획) 는 전통적인 '선물공세' 전략을 소개한다. 미녀를 본 순간 한눈에 반한 삐에로의 눈엔 하트 모양의 불이 켜지고 앞뒤잴 것 없이 사랑 고백차원에서 '삐에로하트' 를 미녀에게 건내준다.

그러나 작전은 전혀 딴방향으로 흘러버린다. 한입에 삐에로 하트 맛에 '녹아난' 미녀는 구애 대신 연신 삐에로 하트를 더 달라고 외친다.

하이트맥주의 '꽃길편' 도 '이심전심 (以心傳心)' 식 사랑전달 작전을 묘사하고 있다. 매화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어느 한적한 농원. 이제 막 사랑을 꽃피우려는 두 남녀가 꽃길을 거닐고 있다. 이때 여인 (탤런트 한고은) 의 마음이 살짝 멘트로 나타난다.

"사랑이라 부르면 무겁고 좋아한다 말하면 가볍다. 그 사람이 내곁에 있다." 어색한 눈빛과 미소가 교차되는 가운데 자신의 감정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는 한고은. 그 순간 한고은은 꽃잎 한장을 따면서 자신의 마음을 전하고 사랑을 확인한다.

표재용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