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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英여왕에 한국식 생일상 차리는 조옥화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2면

"우리 고유의 음식문화를 선보이기 위해 정성을 다해 생일상을 차리겠습니다. "

21일 안동을 방문할 엘리자베스 2세 영국여왕의 한국식 생일상 차림을 맡은 조옥화 (趙玉花.77.여.안동시신안동) 씨. 안동시 추천으로 국빈의 생일상을 꾸미는 趙씨는 국내 3대 민속주인 안동소주 기능보유자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여왕의 생일상은 조선시대 임금이 궁중연회때 드는 수라상과 비슷하게 차려진다.

趙씨는 20일 "궁중연회상을 재현하느라 기록이 남아 있는 조대비의 8순상과 이방자여사의 연회상을 주로 참고했다" 고 밝혔다.

그동안 집안에 조대비의 8순상 모형을 만들어놓고 연구를 거듭했다.

본래대로 재현하면 음식종류가 73가지나 되지만 상차림을 간소하게 하자는 영국측 뜻을 받아들여 48가지로 줄였다.

약밥과 국수.고기만두.떡국.편육.과일에다 수라상에만 올랐던 숭어찜도 들어 있다.

여기에 매화나무 가지에 꽃.새.나비 등의 형상을 떡으로 곱게 빚어 가지에 주렁주렁 매단 '떡꽃화분' 도 선보인다.

오랫동안 자취를 감춰 일반인들은 있는지조차 잘 모르는 진기한 음식이다.

또 오징어로 봉황문양을 만든 '오징어절' 이란 이색음식도 나온다.

趙씨의 우리 음식에 대한 열정은 남다르다.

3년전부터 전통음식 재현을 위해 안동에서 '우리음식연구회' 를 이끌어왔고, 궁 중요리 인간문화재인 황혜성씨와 같이 궁중음식을 연구하기도 했다.

趙씨는 그동안 음식재료를 고르는데 많은 시간을 보냈다.

쇠고기는 안동한우를 쓰고 싱싱한 생선을 고르느라 동해안도 다녔다.

그는 "정성은 다했지만 음식이 맞을지 조심스럽기만 하다" 고 덧붙였다.

송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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