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작업한 다니엘 헤니 그는 정말 끝내주는 배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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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미드’ 붐을 본격적으로 일으켰던 ‘C. S. I’시리즈의 듀안 클락 감독. 드라마의 사실성을 높이기 위해 신체에 대한 연구를 많이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끌며 ‘폐인’을 양산해온 과학수사드라마 ‘C.S.I’ 연출자인 듀안 클락(Duane Clack)이 제4회 서울 드라마 어워즈 참석을 위해 한국을 찾았다. 11일 오후 6시 30분부터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그는 최근 연출작인 ‘13: 더 컨스피러시(XIII : The Conspiracy)’로 연출상을 수상했다. ‘13:더 컨스피러시’는 기억상실증에 걸린 한 남자가 대통령 암살이라는 정치적 음모에 맞서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4부작 미니드라마다.

듀안 클락은 ‘C.S.I’의 세 시리즈인 라스베이거스, 마이애미, 뉴욕편 연출에 모두참여했을 뿐 아니라 제시카 알바 주연의 ‘다크 엔젤’, 맥가이버로 친숙한 리처드 딘 앤더슨이 주연하는 ‘스타게이트 SG- 1’ 등 인기 ‘미드’를 여러 편 만들어 낸 연출자다. 현재는 한국배우 다이엘 헤니가 출연하는 새 의학드라마 ‘쓰리 리버스(3 Rivers)’를 제작 중이다.

-‘C.S.I’의 인기는 한국에서도 대단했다. 요인이 있다면.

“한국에서의 인기는 잘 몰랐다. 전세계 167개국에서 방영됐다. 스타일리한 화면과 빠른 전개. 탄탄한 스토리의 힘이 아닐까 싶다. 또 ‘C.S.I’는 시리즈 별로 인기요인이 다른데, 오리지널인 라스베이거스편의 경우 ‘C.S.I’만의 독특한 감각이, 마이애미편은 마이애미의 아름다운 풍광에 살인사건이 녹아 들어 있다는 것, 뉴욕편은 게리 시나이즈라는 인기 배우의 힘이 크다고 생각한다.”

- 연출자 여러 명이 함께 만든다고 들었다.

“맞다. 미국의 드라마 스튜디오는 일종의 드라마 공장이다. ‘C.S.I’의 경우 한 시즌 당 보통 5명의 연출자가 달라붙어 에피소드별로 나눠 작업한다. 보통 한 에피소드를 만드는 데 드는 비용이 400만 달러, 시간은 7~8일 정도가 걸린다. 첫 번째 에피소드 제작이 끝나면, 즉시 여섯 번째 에피소드를 시작한다. 그런 식으로 연출자들이 쉴 틈 없이 작업한다.”

- 미국에서는 ‘C.S.I 이펙트(Effect)’라는 말이 생겨났다는데.

“그렇다. 사람들이 ‘C.S.I’의 속도감에 익숙해져, 현실에서 사건이 일어나도 ‘왜 드라마처럼 빨리 해결하지 못하나’라고 불만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DNA 판정을 예로 들자면, 드라마 속에선 5분 안에 작업이지만 실제로는 2주가 넘게 걸린다. 시청자들이 이런 현실을 이해해주길 바란다.”

- 연출할 때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일단 과학수사 드라마이기 때문에 과학적 사실에 충실해야 한다 입 안에 총을 쏴 뒤통수로 총알이 나간 사망자가 있다면, 그 각도를 정확히 알기 위해 마네킹에 실제로 막대를 넣어 실험해본다. 인간의 신체구조에 대해 공부를 많이 하고 있다.”

- 최근 연출작인 ‘쓰리 리버스’에는 한국 배우 다니엘 헤니도 출연하는데.

“오, 그는 정말 끝내준다(Terrific). 좋은 영화 제안이 많이 들어오는 것으로 아는데 이 드라마를 선택해줘 감사할 정도다. 드라마는 장기이식 전문병원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그리는데 그는 레지던트 역할로 출연한다. 이번에 내가 서울에 간다고 하니 너무 반가워하며 많은 이야기를 해 줬다.”

- 서울에서 연출상을 받는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느낌은.

“처음으로 한국이라는 나라에 갈 수 있다는 게 기뻤다(웃음). 미국에도 에미상이나 아카데미상 등 여러 상이 있지만 수상자가 정치적으로 결정되는 경향이 있다. ‘서울 드라마 어워즈’는 아직 순수함이 남아있는 상이다. 나의 작품을 평가해줬다는 데 너무 감사한다.”

이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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