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노사 버티기 협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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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서울시와 지하철공사 노조간의 막바지 협상은 19일 새벽까지 계속됐으나 좀처럼 의견차를 좁히지 못한 채 난항을 겪었다.

시와 노조는 파업 시한을 하루 앞둔 18일 오후 2시와 9시 두차례에 걸쳐 비공개 실무협상 회의를 열었으나 구조조정안에 대한 양측 주장이 맞서 고성이 오가는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시 고위 간부들은 노조 간부와 별도 외부접촉을 통해 교섭을 벌였으나 막판까지 타협안을 끌어내지 못했다.

지하철노조는 18일 오후 7시30분부터 성동구용답동 군자 차량기지에서 비번.휴무 조합원 2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파업 여부를 최종 결정하는 조합원 총회를 열었다.

머리에 붉은 띠를 두른 노조원들은 총회에 앞서 노래공연과 구호제창 등으로 파업 결의를 다졌다.

또 창동.신정 차량기지와 명동성당에서도 총 6천여명의 조합원이 모인 가운데 각각 총회를 개최해 노조의 위세를 과시했다.

지하철노조 사무실이 있는 군자 차량기지에서는 이날 오후부터 건물 2층에 구호가 적힌 깃발과 쇠파이프 수십개를 쌓아두고 파업에 돌입할 경우에 대비했다.

또 오후 2시 지하철공사측이 차량정비를 위해 외부 용역기관 직원 24명을 투입하려 했으나 노조측이 정문에 바리케이드를 치는 등 적극적으로 저지해 무산됐다.

서울시도 파업이 사실상 확실시되자 비노조원과 경찰.군.외부인력 7천여명을 비상수송 인력으로 투입하는 한편 시내버스 노선연장.택시부제 해제 등 비상수송 대책을 마련했다.

노조측은 "시가 일방적 구조조정안을 철회한 뒤 노사가 참여해 새로운 안을 만들 경우 파업을 철회할 용의가 있다" 고 밝혔다.

그러나 시와 공사는 "기존안에 노조측 요구를 수용할 수는 있지만 기존 안을 백지화하는 것은 곤란하다" 고 반박해 막바지까지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다.

○…서울 중랑경찰서는 이날 오후 3시20분쯤 중랑구신내1동 동성아파트 앞길에서 쇠파이프 1백개.신나 20ℓ들이 3통.폐타이어 30개 등 시위용품과 파업 유인물 2천장을 1t 트럭에 싣고 군자 기지창을 떠나 모처로 향하던 지하철공사 창동차량사무소 조직부장 朴모 (32) 씨 등 노조원 4명을 붙잡아 조사 중이다.

문경란.김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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