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협상 안풀리네… 북한, 미국 비난하며 제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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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협상이 꼬여만 가고 있다. 북한이 자꾸만 협상 테이블을 멀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초 6자회담 참가국들은 이달 하순께 제3차 실무그룹 회의를 열자는 데 대체적인 의견 접근을 봤다. 분위기도 괜찮았다. 지난 6월 3차 본회담에서 남북한과 미국이 처음으로 구체적인 협상안을 내놓자 "앞으론 뭔가 진전이 있겠구나"라는 기대감도 퍼졌었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지난달 9일 방한해 "북한이 핵 폐기에 나설 경우 깜짝 놀랄 만한 대가가 있을 것"이라며 분위기를 띄웠다.

하지만 최근 북한이 이처럼 낙관적 흐름에 잇따라 제동을 걸고 나서면서 상황은 반전됐다. 북한은 지난 12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북핵 세미나에서 "실무그룹 회의를 베이징(北京)이 아닌 뉴욕에서 열자"는 미측의 제안을 거절한 데 이어 16일엔 외무성 대변인 발언을 통해 미국의 협상태도를 맹비난했다. 북한은 실무그룹 회의의 무용론도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대미 협상에서 최대한 양보를 받아내려는 전형적인 북한의 협상 전술일 뿐"이라면서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미 대선 정국이 여전히 예측 불허인 상황에서 북한이 마지막 순간까지 수판알을 퉁길 것이란 점도 협상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실무그룹 회의 8월 개최는 사실상 물 건너간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신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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