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철기자 리포트] 주가 700돌파…투자 어떻게 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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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주식시장은 지금 중요한 고비를 맞고 있다. 94년 이후 지속된 장기침체를 벗어나느냐 아니면 주저앉느냐 하는 기로에 서 있기 때문이다.

상승세가 워낙 등등해 장애물이 있다 한들 작아 보인다. 금리하락에 놀란 투자자들이 너도 나도 주식시장으로 몰려 들고 있기 때문이다.

시중에 별로 알려지지 않은 한 조그만 자산운용사가 최근 발매한 뮤추얼펀드는 내놓기가 무섭게 2천억원어치가 팔렸다.

종합지수는 15일 700을 딛고 올라서 IMF이전 수준으로 복귀했다. 업종별로 보면 증권이 가장 앞섰고 은행이 뒤따르는 모양이다.

흥미로운 것은 전자.자동차.건설 등 경기민감한 업종까지 IMF이전 수준을 넘보고 있다는 사실이다.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했음을 말해준다.

하지만 주식을 좀 안다는 사람들은 주춤하는 눈치다. 2월말 저점 대비 45% 오른 것은 아무래도 지나치지 않느냐는 얘기다. 주가그래프를 보나 기본가치를 따져 보나 730~750이 이번 상승의 한계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기술적 측면을 강조하는 사람들은 94년의 종합지수 1, 100을 회복하는데는 두 번의 고비가 있는데 한 번은 600이었고 다른 한번은 750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물론 대세상승을 전제로 하는 말이다.

하지만 당장 주식시장이 과열인지 아닌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좀 더 직접적인 기준이 필요하다. 여기서는 고객예탁금회전율이란 것을 보기로 하자. 고객예탁금은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가 보관하고 있는 돈으로 대기매수세를 측정하는 가늠자다.

과거 경험에 의하면, 시장의 열기가 지나칠 때 거래대금이 고객예탁금으로 도무지 지탱할 수 없는 수준으로 치솟는 것을 알 수 있다. 15일 예탁금회전율이 57%로 껑충 뛰어올라 이 역시 지난 1월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

특히 단기매매를 좋아하는 개인투자자의 입장에서는 매매타이밍이 중요하다. 시장이 뜨거울 때는 주식을 팔고 차겁게 식어 있을 때 사는 것이 원칙이다. 따라서 외국기관들처럼 2~3년 내다보는 장기투자자가 아니라면 지금은 사는 것은 가능한 한 늦추고, 보유주식을 처분할 생각을 해볼 만한 때다. 정확히 꼭대기에서 파는 행운을 잡는 사람은 많지 않기 때문이다.

권성철 증권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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