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씨 '흡족한 귀경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3박4일간 고향방문을 마치고 12일 서울로 돌아온 전두환 (全斗煥) 전대통령은 흡족한 표정이었다.

"워낙 낙천적인 성격이기도 하지만 현지에서 환영을 받았기 때문" 이라고 측근들은 해석한다.

대구와 합천 방문,가야산 등반을 수행했던 5공 인사는 "언론과 일부 지식인들은 비판적이나, 영남쪽의 밑바닥 정서는 확실히 다르다" 고 주장했다.

全전대통령은 이번 움직임을 통해 두 가지 메시지를 정치권에 보냈다.

하나는 "나라가 잘될 수 있도록 전직대통령으로서 도울 것은 돕겠다" 는 현정권에 대한 우호적인 제스처. 全씨는 김대중 정권을 평가해달라는 기자들 질문에 "다 잘하고 있다" 고 말했다.

다른 하나는 5공 측근인사들의 정치재기에 대한 측면지원. 그는 5공신당 창당 문제에 대해 "그런 일은 없을 것" 이라면서도, 측근들의 정치움직임에 대해 "훈수할 것은 훈수해야지" 라고 밝혔다.

따라서 5공측은 현정권과 일정수준 우호분위기를 유지하면서, 각개약진 형태로 내년 총선에서 재기를 모색할 것으로 정치권에서는 파악하고 있다.

그런 속에서 全전대통령은 자신의 '역할' 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의 한 당직자는 "국민회의가 이회창총재의 세 (勢) 를 꺾기 위해, 5공쪽 움직임을 방치하고 있다.

全전대통령의 영남쪽 영향력은 확대될 것" 이라고 걱정했다.

全전대통령의 바쁜 바깥생활은 계속될 전망이다.

서울로 올라오자마자 그는 63빌딩 식장에서 열린 박철언 (朴哲彦) 자민련부총재의 딸 결혼식에 참석했다.

13일에는 장세동 (張世東).안현태 (安賢泰) 씨 등 측근 20여명을 데리고 충남 청양에서 열리는 면암 최익현 선생 의거 93주년 기념식에 참석한다.

유광종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