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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화물선 인도양서 충돌… 북한선원 37명 실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현대상선 소속 컨테이너선과 북한 시멘트 운반선이 충돌, 북한측 승무원 37명이 실종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현대상선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오후 8시20분쯤 (현지시간 오후 6시20분) 인도양 해상 콜롬보 동쪽 4백80마일 지점에서 현대 '듀크호 (DUKE)' 와 북한 '만폭호 (MANPOK)' 가 충돌했다.

이 사고로 만폭호가 침몰, 승무원 39명 (추정) 중 박용운 (42.함흥).황정호 (41.신의주) 씨 등 2명만 현장에서 구조되고 나머지는 모두 실종됐다.

남한과 북한 선박이 공해상에서 충돌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 듀크호는 배 앞부분 왼쪽이 조금 부서졌으며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듀크호는 사고지점에 머물면서 수색작업에 참여하고 있다. 현대상선측은 "듀크호는 스리랑카와 수마트라섬 중간 (북위 5도56분, 동경 86도52분) 공해상에서 정해진 항로를 정상속도로 항해 중이었으며 만폭호가 항로를 교차하던 중 충돌했다" 고 밝혔다.

듀크호는 92년 10월 건조된 5만2천t급으로 승무원 22명을 태우고 싱가포르를 출발해 프랑스의 르아브르 항으로 가던 중이었다.

만포호는 시멘트를 싣고 항해 중이었으며 1만5천t급 소형 재래식 선박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듀크호는 ▶현대해상화재보험에 4천2백43만달러의 선체보험을 ▶영국 블리타니아사의 P&I클럽에 선원 (여객) 보험을 들었으며, 보상문제는 보험사의 사고조사 결과에 따라 정해진다.

이와 관련, 현대 관계자는 "국제 관례에 따라 조사와 피해보상이 이뤄질 것" 이라면서 "필요하다면 인도적 차원에서 북한측과 별도 협의할 생각" 이라고 말했다.

한편 인도 공군은 이날 사고해역으로 구조대를 급파, 실종자에 대한 수색작업에 들어갔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이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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