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 퇴임후 첫 지방행 정치권 눈길쏠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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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김영삼 (金泳三.YS) 전 대통령이 퇴임후 처음으로 고향을 찾는다.

산행차 강원도 등지를 다니긴 했지만 '정식 나들이' 는 없었다.

YS는 부인 손명순 (孫命順) 여사와 함께 6일 아침 항공기편으로 거제군 장목면 외포리의 선영을 참배한 뒤 바로 부친 김홍조 (金洪祚) 옹이 살고 있는 마산을 방문한다.

이어 부산으로 이동, 하루를 묵은 뒤 8일 육로로 귀경할 계획이다.

부산은 YS의 '정치적 고향' .퇴임후에도 상도동엔 부산.경남 출신 인사들이 북적댔다.

YS는 여론과 민심동향도 주로 이들로부터 들어왔다.

YS의 지방행에 대해 YS비서 출신 박종웅 (朴鍾雄.한나라당) 의원은 "金전대통령은 80년대초 가택연금 당한 3년간을 제외하곤 매년 선영을 찾았다" 면서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YS는 퇴임 직전인 지난해 초에도 선영을 다녀왔다는 것. 다른 YS 측근도 "부산에선 학교동창.친지들을 만날 계획이며 정치적 목적의 행사는 없다" 고 강조했다.

그러나 '거제 - 마산 - 부산' 으로 이어지는 지방나들이에 대해 "정치재개를 위해 기지개를 켜는 것 아니냐" 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 관측이다.

YS의 이번 지방나들이가 정치재개 의혹을 받는 또다른 이유는 측근들의 '정치적 움직임' 때문이다.

정치권 주변에선 김광일 (金光一) 전 비서실장.이원종 (李源宗) 전 정무수석 등 측근들의 16대 총선출마설과 함께 차남 현철 (賢哲) 씨의 거제.부산 출마설까지 나오고 있다.

또 YS가 의도하든 않든 선거를 앞둔 그의 경남.부산방문은 영남권에 정치적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

YS이후 이렇다할 중심이 없고 반 (反) DJ 정서가 팽배해 있는 부산.경남은 특히 그렇다.

민주계의 복원이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추론도 이런 데서 비롯하는데 "YS가 정치를 재개하지는 않을 것이지만 결과적으로 그렇게 되는 일이 없다고도 장담할 수 없다" (박종웅의원) 는 말도 시사하는 바 적지않다.

한편 지난 1개월여 한나라당의원 80여명을 10여명 단위로 줄줄이 초청, 만찬을 가졌던 YS는 1일에도 청와대 시절의 수석비서관들을 불러 저녁을 같이 하며 정치적 불만 등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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