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네디 가문의 영광 끝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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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60년 가까이 미국 정계 최고의 명문가로 명성을 날리던 케네디 가문의 영광이 수명을 다하는 조짐이다.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동생인 에드워드 케네디 의원의 타계로 공석이 된 매사추세츠 연방 상원의원 선거(내년 1월 19일)에서 케네디란 이름을 더 이상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이 자리는 1953년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당선 이후 지금까지 줄곧 케네디가의 아성이었다.

법무장관을 역임하고 대권 도전 중 암살당한 로버트 케네디 전 상원의원의 아들 조셉 P 케네디 2세(56·사진)는 7일(현지시간) 삼촌인 에드워드 후임 자리에 도전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조셉은 6선의 연방 하원의원 출신이어서 케네디 가문에선 가장 유력한 후보였다. 그는 이날 성명에서 “좋은 집과 공평한 임금, 의료보험을 원하는 이들에게 관심을 갖고 있다”며 “내가 그 운동에 기여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은 지금처럼 ‘시티즌스 에너지’ 일을 계속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티즌스 에너지는 저소득층에 난방유를 무상 공급하는 비영리 자선단체다.

에드워드의 부인인 글로리아(55)는 이미 “남편 후임을 뽑는 선거에 나설 뜻이 없다”고 밝혔고, 아들인 패트릭 케네디(42)는 하원의원을 지내기는 했지만 음주와 약물 복용 등의 문제로 적합하지 않다는 평을 듣고 있다. 앞서 케네디 전 대통령의 딸인 캐럴라인 케네디(52)가 힐러리 클린턴의 국무장관 취임으로 공석이 된 뉴욕주 연방 상원의원직에 도전했다가 자질 부족 논란으로 포기한 바 있다. 로버트 케네디 전 상원의원의 딸 캐슬린 케네디 타운센드는 2002년 메릴랜드 주지사 선거에서 패한 뒤 정계를 떠났다.

워싱턴=김정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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