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총재 조상묘에 1m짜리 쇠말뚝 박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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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이회창 (李會昌) 한나라당 총재의 조상 묘에서 쇠막대기가 잇따라 발견됐다.

31일 李총재의 숙부인 이완규 (李完圭.86) 옹 등 충남예산에 살고 있는 친척들에 따르면 李총재 조부부터 7대조까지의 묘가 있는 3천3백㎡ 규모의 예산읍예산리산13 전주 이씨 주부공파 (主簿公派) 선영을 지난달 22일 점검한 결과, 묘소 13기중 李총재의 증조부묘 등 7기에서 쇠막대기 등 금속성 물체가 들어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점검은 李옹 등 친척과 지관 (地官) 들이 금속탐지기를 동원, 묘소에 대한 정밀조사를 통해 밝혀졌다.

李총재 친척들은 청명인 5일 간단한 제사를 지내고 봉분 속 금속물체들을 제거할 것으로 알려졌다.

친척들에 따르면 지난해 3월초 예산군대흥면손지리에 있는 李총재 조모의 묘를 예산읍 선영으로 이장하면서 묘지의 두정부 (頭頂部)에 박혀있는 쇠막대기 한개를 발견했다.

이어 같은 달 28일 신양면녹문리 李총재 17대 조부인 집의공 (輯義公) 묘소에서도 똑같은 형태의 쇠막대기가 발견됐다.

길이 1m.굵기 0.5㎝ 정도의 놋쇠로 만들어진 둥근 쇠막대기는 현재 李총재의 부친 이홍규 (서울종로구명륜동) 옹이 1개, 李총재의 10촌 동생인 이회운 (李會云.60) 씨가 1개를 각각 보관중이다.

이회운씨는 "97년 12.18 대통령 선거를 전후해 전국 각지에서 많은 사람들이 선영을 다녀갔다.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한 것은 李총재의 지난번 대선 출마와 관련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박아둔 것 같다" 고 주장했다.

李총재 선영의 훼손 여부를 내사하고 있는 경찰은 "李총재나 친척으로부터 고발이 들어오면 본격적으로 수사할 방침" 이라고 밝혔다.

한편 李총재 측근은 "李총재가 기분은 나빠하면서도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고 전했다.

그는 이어 "법적.정치적 문제를 제기하지 않겠다" 며 "李총재가 청명날 쇠막대기를 제거하는데에는 참석하지 않을 것" 이라고 밝혔다.

예산 = 이석봉.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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