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심 구긴 삼바축구 29일 '조용히' 출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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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지난 28일 잠실에서 한국축구에 일격을 맞고 '삼바 축구' 의 자존심에 먹칠을 한 브라질팀이 29일 오전 소리없이 일본으로 떠났다.

지난 24일 입국당시 공항에서 대기하던 기자들과의 인터뷰도 거부하고 호텔로 직행하던 오만하고 떠들썩하던 분위기와는 달리 침통한 모습이었다. 경기후 숙소인 인터컨티넨탈 호텔로 돌아온 선수들은 어이없는 패배의 충격 때문인지 대부분 저녁도 거른 채 숙소에서 두문불출했고 29일 아침에도 몇몇 선수들만이 식사하러 식당에 내려왔을 뿐이었다.

한편 31일 브라질 대표팀과 친선경기를 갖는 일본의 스포츠신문들은 29일 일제히 한국 - 브라질전 경기결과를 1면 등에 크게 보도했다.

스포츠호치신문은 "J리그에서 활약중인 김도훈의 한방으로 브라질 룩셈부르구 감독은 취임후 첫 패배를 당했다" 고 보도. 또 AP.AFP 등 외신들은 "브라질이 A매치에서 아시아 국가에 진 것은 처음" 이라며 경기내용을 긴급뉴스로 전세계에 타전했다.

또 다음달 FIFA 랭킹에서 한국이 현재 36위에서 몇 계단 뛰어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브라질 선수단과 함께 아시아투어에 동행한 브라질 기자들은 경기직후 잠실경기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대표팀 개편 후 첫 경기를 이렇게 엉망으로 치르면 어떻게 하느냐" 며 룩셈부르구 감독을 강하게 질타했다.

31일 일본대표팀과의 경기에서 명예회복을 하지 못한다면 룩셈부르구 감독의 자리도 위태롭게 될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전에서 승리한 한국 선수단은 모두 1억1천만원의 격려금을 받았다. 대한축구협회는 당초 승리수당만 지급하려던 계획을 바꿔 감독 6백만원, 코치 5백만원, 선수 4백만원씩의 격려금을 지급했다.

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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