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골드러시'] 국내광업의 숙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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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전문가들은 외국업체들과 경쟁을 벌여야 하는 국내 광업의 당면 과제로 ▶휴.폐광 지역과 미답사 지역의 정밀탐사 ▶선진기술의 도입 등 광산 경영의 현대화를 꼽는다.

◇ 추가 탐사 = 한국자원연구소 이재호 (李哉昊) 박사는 "국내 자원탐사는 이를테면 수박의 겉무늬만 파악하지 그 속이 익었는지 설었는지는 모르는 식이다. 예산부족으로 정밀탐사는 한해에 한곳만 실시한다" 고 말했다.

휴.폐광 지역 주변에 대한 추가탐사도 필요하다.

영풍산업이 금광으로 개발중인 경북 성주군 수륜광산도 기존 금덕광산 주변에서 4개의 금맥을 추가로 발견한 덕분. 지난해 문 닫은 무극광산 역시 일제때 금광 주변에서 발견된 금맥에서 10년간 10t을 더 캐낸 적이 있다.

국내 유일의 철광산인 강원도 정선군 신예미 광산도 일제시대 납.아연광산이었지만 주변 지역을 집중 탐사해 8천3백만t의 철광맥을 찾아낸 것이고, 경북 봉화군 금호광산도 원래는 망간광산이었으나 새로 납.아연을 찾아냈다.

◇ 광산의 현대화와 기술도입 = 광산 현대화의 모범사례는 신예미광산이다.

처음부터 40t 트럭이 드나들며 광석을 한꺼번에 실어나를 수 있도록 개발해 생산비용을 t당 8천원으로 낮췄다.

반면 국내 최대 철광산이었던 양양광산은 92년 t당 생산비가 4만5천원 (국내 철광업체 매입가격 3만원 미만) 을 넘어 폐광할 수밖에 없었다.

더 큰 문제는 기술부족. 특히 비금속 광물은 가공방법에 따라 부가가치가 크게 달라진다.

석회석의 경우 고부가 가공기술이 4백가지나 되지만 국내에선 제지용.화학재료 충진용 등 두세 가지 기술이 있을 뿐이다.

납석의 경우, 국내 기술이 떨어져 원석을 일본으로 수출해 가공케 한 뒤 다시 비싼 값으로 수입한다는 게 업계의 이야기다.

이처럼 국내 광업이 모든 측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지난해 정부가 광산 현대화를 위해 지원한 금액은 9억원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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