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 발칸] 강도 높아진 나토공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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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북대서양조약기구 (NATO) 연합군의 유고연방 공격이 사흘째 이어지며 강도를 더해가고 있다.

아드리아해의 전함 포문에선 연일 토마호크 크루즈 미사일이 불을 뿜었고, 영국.이탈리아 등에서도 사흘째 수십대의 전폭기들이 발진했다.

반면 유고는 결연한 항전태세를 다짐하고 있으며, 공습을 비난하는 국제여론도 만만찮다.

NATO의 둘쨋날 밤 공습은 첫날보다 강력했다.

이탈리아 북부 아비아노 기지에서는 미 스텔스 전폭기 4대를 비롯해 F - 15.F - 16 전투기, 공중조기경보기 AWACS 1대 등 모두 62대가 발진해 유고로 향했다.

이탈리아 남부 조이아 델 콜레 기지에서도 영국의 해리어 수직이착륙기를 포함한 전투기 10대가 출격했으며, 아멘돌라 기지에서도 네덜란드의 F - 16기 1대가 출격했다.

NATO의 이날 공습목표는 유고연방 전역의 군사시설. 첫날 밤보다 훨씬 더 광범위한 지역에서 공습이 진행됐다.

첫째날 대공망과 통신망 파괴를 주요 목표로 삼았던 것과 달리 둘쨋날은 공격대상을 유고군 기지까지 확대한 때문이다.

오후 7시25분. 유고연방의 수도 베오그라드 시내에 다시 요란한 공습 사이렌이 울렸다.

이어 한시간여 뒤 다섯차례의 강력한 폭발음과 함께 북쪽 교외의 군사시설이 불타올랐다.

유고측의 대공포 반격이 이어졌지만 공습은 계속됐다.

첫날 공습으로 전력공급이 중단돼 어둠에 휩싸인 코소보주 주도 프리슈티나에도 오후 7시35분쯤 공습경보가 울렸으며 세차례의 강력한 폭음과 함께 모두 15차례의 폭격이 이뤄졌다.

첫날밤 공습으로 코소보의 대공망은 상당히 파괴된 것으로 분석된다.

집안과 인근 방공호에서 대피 중이던 주민들은 "제트기 굉음은 들렸으나 대공포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고 전했다.

유고연방 남서부 몬테네그로 공화국의 포드고리차 공항과 레이더 기지 등도 베오그라드 공습과 거의 같은 시간에 집중 폭격을 받았다.

둘쨋날 야간공습이 끝난지 불과 수시간만인 26일 오전 영국의 페어포드 기지에서는 B - 52 폭격기가 사흘째 출격하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베오그라드에서는 낮 12시부터 공습 사이렌이 울리며 시민들이 서둘러 대피하는 모습이었다.

한편 코소보에서는 당초 분쟁당사자였던 세르비아계와 알바니아계간의 전투가 더욱 치열해졌다.

유고 관영 탄유그 통신은 "코소보해방군 (KLA) 이 포두예보와 코소프스카 미트로비차 주변 등 북부와 수바 레카.드레니차 등 중부 코소보에서 정부군을 공격했다" 고 보도했다.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도 26일 코소보주 남서부 한 마을에서 세르비아 병사들이 약 20명의 주민을 학살했다고 밝혔다.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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