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남 의장 아버지 일본군 헌병 때 행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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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기남 의장이 16일 부산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반민특위 56주년 기념식 겸 친일진상규명법 설명회''에 참석해 묵념하고 있다.[연합]

열린우리당 신기남 의장의 부친 신상묵(辛相默.1916~84)씨가 일제시대 때 일본군 헌병의 오장(伍長.하사)이었다고 17일 발매될 시사월간지 '신동아' 9월호가 보도했다. 신동아는 신상묵씨의 이름이 들어 있는 일본군 지원병 합격자 명단, 창씨개명한 기록이 드러난 일제시대 신씨의 호적자료 등을 공개했다.

다음은 신동아 보도 내용의 요지.

신상묵씨는 1938년 3월 대구사범학교를 졸업한 뒤 전남 화순군 청풍국민학교 교사로 재직하다 40년 7월 25일 일본군에 지원, 조선총독부 국군병지원자 훈련소에 입대했다. '시게미쓰 구니오(重光國雄)'로 창씨개명한 신씨는 훈련소를 수료한 직후인 같은 해 11월 8일 반도호텔에서 일본군 지원병 수료생 자격으로 조선총독부 기관지 '매일신보'의 좌담회에 참석했다. 매일신보는 이 좌담회를 같은 해 11월 30일부터 8회에 걸쳐 연재했다. 매일신보 보도에 따르면 신씨는 좌담회에서 "나는 반다시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절대로 복종하야 되겟다는 정신수양을 하게 되엇습니다(원문)"라고 입대소감을 밝혔다.

신씨의 대구사범학교 5기 동기생인 송재천씨는 "43년 6월 충북 옥천 죽향국민학교 교사로 재직할 때 일본군 헌병 오장 군복을 입은 신씨가 말을 타고 집으로 찾아와 '일본군 헌병으로 근무하고 있다. 일본군 징병 기피자들을 찾고 있는데 정보가 있으면 가르쳐달라'고 해 '모른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구사범학교 동기생인 송성욱씨는 "40년 경북 영일군 죽남국민학교 교사로 근무할 때 신씨가 일본군 지원병이 됐다는 신문 기사를 읽고 놀란 기억이 있다. '신씨는 교사 경력이 있어 일본군에 들어간 뒤 헌병이라는 좋은 보직을 받았고, 해방 직전엔 조장(상사)까지 진급해 부산에서 근무했다'는 얘기를 동창들로부터 들었다"고 말했다.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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