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5월 황금연휴'맞이… 들뜬 유통업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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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한국은 지금 10~50% 바겐세일 중'.

전국의 백화점.시장.면세점 등 1백80개 업체가 다음달 28일부터 5월5일까지 이런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8일간의 '코리아 그랜드 세일' 을 실시한다.

이 기간은 녹색의 날 (4월29일.일종의 식목일).헌법기념일 (5월3일).어린이날 (5일) 등이 차례로 이어지는 일본의 황금연휴. 따라서 이 기간에 세일 행사로 일본 관광객들을 유치해 외화를 획득해보자는 것이다.

업계와 함께 행사를 준비해 온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앞으로 그랜드세일 행사를 매년 열어 홍콩의 '구정 세일' 이나 '여름 대세일' , 싱가포르의 '그레이트 싱가포르 세일 (GSS)' 과 맞먹는 국제적인 규모로 키울 계획" 이라고 밝혔다.

◇ 6천만달러 '반짝 시장' =한국을 찾는 일본 관광객은 연간 1백95만명 (98년 기준) .이중 6만여명이 이때 몰린다.

이들은 1인당 평균 2천달러의 여행경비 가운데 절반 가량을 쇼핑에 쓰는 것으로 추산된다. 줄잡아 6천만달러 이상의 특수가 기대되는 것.

특히 일본 관광객들은 최근 단체관광 (일명 깃발부대)에서 벗어나 친구.친지 등과 함께 3~5명씩 한국을 찾아 '쇼핑여행' 을 즐기는 추세여서 관련 업계에서는 이들을 겨냥한 바겐세일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도 이 기간의 세일에 대해서는 '눈감아' 줬다. 다음달 2일부터 18일까지 봄 정기세일에 들어가는 백화점 업계는 관련규정에 따라 20일 이내에 다시 세일을 할 수 없게 돼있으나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특정인을 대상으로 할 땐 괜찮다' 는 유권해석을 받아낸 것.

코리아 그랜드 세일에는 롯데.현대.신세계.갤러리아 백화점은 물론 남대문시장, 신촌 이화여대 앞 상가와 일본인들이 주로 찾는 전국의 호텔.사우나.한증막 업계 등이 대거 참여한다.

이들 업체들은 김포공항 등에서 할인쿠폰을 모아 책자로 만든 팸플릿 6만부를 제작해 일본인들에게 나눠줄 계획이다.

◇ 어떤 상품을 준비하나 = 백화점 업계는 일본인들이 좋아하는 김. 명란젖. 육포. 김치. 라면. 아카시아 꿀 등을 많이 준비한다. 세일 폭은 품목에 따라 10~50%선.

또 일본어 전문 도우미를 확보해 '쇼핑 기쁨은 두 배, 여행경비는 반으로' 라는 구호를 내걸고 일본 현지보다 67~81%씩 싸게 구입할 수 있다는 사실을 집중 홍보할 계획이다.

갤러리아 백화점의 경우 일본인들이 많이 찾는 이태리 때밀이 타월을 기념품으로 나눠주고 10만원 이상 구매고객에게는 즉석구이 김을 사은품으로 준다.

롯데.현대 등도 20만.50만.1백만원 구매 단위로 김. 홍삼. 김치. 전통다기 세트 등을 사은품으로 제공한다. 이밖에 동화 면세점은 전 품목에 대해 10~50%를 싸게 파는 할인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며, 신라도 향수.화장품.귀금속.피혁제품 등을 할인판매하기로 했다.

한편 관광공사는 업체와 함께 일본 주요 도시를 돌며 '세일' 설명회를 다음달 초까지 열 계획이다.

김시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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