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만 회장 “음식은 훌륭한 외교 수단 … 한국식품 세계에 알릴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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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미국에서 잘 알려진 한인 식품업체인 리브러더스사의 이승만(72·사진) 회장은 업계의 대부로 통한다. 1976년 메릴랜드 주에서 3만 달러로 시작한 이 회사를 약 30년 만에 중견 기업으로 키워냈다. 미국 안에만 12개의 대형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연매출이 7억 달러를 넘는다. 지난달 말엔 애틀랜타 한인 밀집지역인 덜루스에 12개국의 식품을 취급하는 다민족 식품매장인 ‘아씨 플라자’를 열었다. 1200만 달러를 들여 세운 이곳은 넓이가 3934㎡로, 미국 내 다민족 식품 매장 가운데 최대급이다.

이 회장은 “음식만큼 훌륭한 외교 수단은 없다”며 “한국식품을 세계시장의 구미에 맞게 발전시켜 널리 전파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처음부터 식품 사업을 꿈꾼 건 아니었다. 강원도 강릉에서 태어나 성균관대를 나온 그는 한때 정치인을 꿈꿨다. 그러나 68년 유학을 떠난 미국의 여러 곳을 여행하면서 생각을 바꿔 사업가로 변신했다. 미국인들이 손을 잘 대지 않는 식품업을 택한 그는 뉴욕 등을 무대로 도매업을 시작했다. 지금은 미국과 캐나다는 물론 유럽과 남미 등 전세계에 1700개 식품점에 한국식품을 공급하고 있다.

89년부터 소매업으로 분야를 넓힌 그는 ‘아씨’라는 브랜드의 직영매장을 미국의 여러 주요 도시에 열었다. 경기침체가 시작된 지난해에도 매출이 17% 성장하는 등 상승세를 기록했다.

그 바탕은 그의 근면함에 있다는 평이다. 새 매장이 개점하면 한두 달은 기본으로 현지에 머무르면서 사업을 지휘했다. 아이디어도 한 몫 했다. 쌀을 소규모로 포장 판매하기 시작했으며 불고기 소스 등 동양음식 소스를 만들어냈다. 일본 식품 브랜드인 ‘하나’와 중국 요리용 브랜드인 ‘황제’ 등 500개가 넘는 식품 가공 브랜드도 개발했다.

한식 세계화를 추진하는 한국 정부에 대해서는 “한국식만 고집하지 말고 현지실정에 맞게 다양한 퓨전 스타일을 적극 개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015년 매출 20억 달러를 목표로 도약을 준비 중이라는 이 회장은 사업 전망도 밝게 봤다. 미국 내 히스패닉 인구가 비약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이들이 매운 한국음식을 좋아하기 때문. 이를 위해 워싱턴DC에 히스패닉 연구소를 운영하는 등 한국식품의 세계화를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

“미국은 이민의 나라이니만큼 문화를 전파하는 데는 식품 문화가 기본입니다. 한국 식품 전도사가 되고픈 게 저의 꿈입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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