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체력 다지기는 끝났다. 1등을 위한 진군을 시작하겠다.”
LG전자의 강신익 사장은 4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IFA 2009’ 행사장에서 "조만간 LG의 디자인과 화질이 경쟁사를 압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 제공]
강 사장은 “2등을 이겨봐야 2등”이라는 말로 운을 뗐다. 수십 년간 ‘TV 왕국’으로 군림해 온 일본 소니를 제치고 올 들어 판매 2위에 오른 자부심이 은연중에 배어났다. 그는 “2007년 미국 라스베이거스 소비자가전쇼(CES)를 포함해 다섯 번째 국제전시회에 참가했지만 LG의 위상이 나날이 올라가는 걸 실감한다”고 했다. 지난해 1000만 대 수준이던 액정화면(LCD) TV 판매량은 올해 1700만 대로 늘어날 걸로 기대한다. 강 사장은 “지난해 이맘때 1700만 대 목표를 내걸었더니 모두들 반신반의했지만 지금 추세라면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년 목표는 2900만 대의 평판 TV를 팔아 TV 선두 경쟁에 뛰어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LCD TV 2500만 대를 팔아 시장점유율을 17%까지 끌어올리고, 플라스마 디스플레이 패널(PDP) TV도 400만 대 팔겠다는 것이다. 그는 “올 하반기부터 마케팅 비용을 상반기의 두 배 이상으로 늘려 확장 시동을 걸겠다”고 덧붙였다. 이 회사에 따르면 내년 LCD TV 시장은 선진국의 디지털TV 전환 수요와 ‘세컨드 TV’ 욕구의 증대, ‘브릭스(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의 경제 성장 등으로 올해보다 17% 늘어난 1억4900만 대에 이를 전망이다.
LG전자는 디자인과 화질 면에서 경쟁사를 압도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번 전시회에서 TV 화면과 테두리 사이의 경계(보더)를 없앤 ‘보더리스(borderless)’ LCD TV를 선보였다. 얇으면서도 화질이 좋은 발광다이오드(LED) TV도 출시할 계획이다. 보더리스는 두 가지 의미를 담았다. 우선 디자인이 깔끔하다는 뜻이 하나. 또 하나는 TV에 인터넷을 연결해 무한대의 콘텐트를 접할 수 있는 TV의 미래상을 뜻하기도 한다. 예쁘고 화질 좋은 TV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쌍방향 소통의 중심 역할을 맡는다는 이야기다. 다만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입체(3D) TV 제품의 경우 기술개발에는 만전을 기하되 출시 시점은 신중하게 정할 생각이다.
강 사장은 “LG가 업계 최대 크기인 15인치 OLED TV 양산에 들어가지만 그 이상의 대형 제품은 아직 시장성이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베를린=김창우 기자
◆강신익 사장은=경동고와 연세대 경영학과를 나와 1985년 LG전자에 입사했다. 2001년 미국법인에서 브랜드 담당 상무를 지내면서 LG의 이름값을 단시일에 높인 ‘마케팅의 달인’으로 평가받는다. 2007년부터 디스플레이 사업을 맡아 흑자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올 1월 현직을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