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이웃사랑 움트는 총학생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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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할머니, 또 어디 주물러 드릴까요. " 17일 오후 1시30분쯤 서울성동구송정동 송화노인정. 20대 젊은이 3명이 적적하게 시간을 보내던 할머니.할아버지들을 만나 안마도 해드리고 이야기도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이들은 한양대 총학생회 간부들과 신입생들. 새 학기를 맞아 총학생회가 신입생들과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준비해 보자는 취지로 16~17일 이틀간 일정으로 마련한 이번 행사에는 2백여명의 신입생과 학생회 간부들이 참여, 성동구 일대 80여곳의 노인정을 찾았다.

총학생회가 이같은 활동을 기획한 것은 해가 바뀔수록 학생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는 학생운동의 어제와 오늘을 돌아보며 새로운 대안을 모색한데 따른 것.

그러나 행사에 대한 신입생들의 반응은 의외로 좋았다.

신입생 鄭유미 (19.사회과학부 1년) 양은 "어려운 이웃 얘기를 말로만 듣다가 직접 만나서 눈으로 보고 얘기를 들으니 느낌이 다르다" 며 앞으로도 이런 기회가 많아지기를 기대했다.

총학생회도 이에 자신감을 얻어 5월엔 김종량 (金鍾亮) 총장에게도 건의, 함께 봉사활동에 나서는 것을 계획중이다.

"학생회는 누굴 위해 존재하는 것인지, 겸허하고 냉정하게 반성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 한 총학생회 간부의 말에서는 시대적 상황이 바뀐 오늘날 이 사회가 필요로 하는 학생운동을 향한 작은 움직임이 싹트고 있음을 엿볼 수 있었다.

배익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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