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교육 '개성시대'…2002년 대입개혁 맞춰 특성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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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올해는 2002학년도 대입개혁을 앞두고 고교 교육개혁이 첫 발을 내디딘 해다.

다소 혼란이 있기는 하지만 많은 고교들이 이에 맞춰 고1 학생을 위한 다양한 운영계획을 짜고 있다.

교육부도 최근 전국 1천9백여 고교에 학교 사정에 맞는 운영계획을 짤 것을 시달했다.

모델사례를 건네주고 이행할 것을 지시했던 전례에 비춰보면 상당한 파격이다.

획일적이던 고교에 '개성화 시대' 가 열린 것이다.

서울 동작고는 4, 10월을 '학부모의 달' 로 정해 다양한 직업을 가진 학부모를 초청, 학생들에게 간접 체험학습을 하도록 해 학생의 진로.인성교육을 내실화하기로 했다.

또 학기마다 중간.기말고사 전에 5권의 필독서를 제시한 뒤 독후감을 받아 전체 시험성적의 30%를 반영키로 했다.

또 평가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성적공개를 의무화하고 학생의 이의신청을 받기로 했다.

모든 학급이 특별활동 때 인터넷에 홈페이지를 만들어 경연대회도 갖기로 했다.

서울 성동고는 교과목마다 5명씩 학생을 묶어 집단 토론.조사 위주로 수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시상제도도 바꿔 전과목 총점에 의한 시상제도 대신 교과별 우수자를 시상키로 했다.

서울 계성여고는 교사들로 독서.논술 지도위원회를 구성, 필독서를 지정하고 학생마다 독후감 노트를 마련토록 할 계획이다.

서울 언남고는 과목별로 평가위원회를 구성, 교사들이 중간.기말고사 문제를 공동출제하고 서로 담당하지 않는 학급의 답안지를 바꿔 채점해 시험의 객관성을 높이기로 했다.

체벌문제로 교사.학생간 갈등이 커짐에 따라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도 많아지고 있다.

서울 세화여고의 경우 교사가 체벌할 때 교장에게 체벌신고서를 내고 승인을 받기로 했다.

이밖에 많은 학교에서 영어 등 일부 과목의 수준별 이동수업이 자리잡고 있어 3년내에 학교 운영방식이 상당히 달라질 전망이다.

교육부 고원영 (高元永) 중등교육정책과장은 "1천9백여 고교의 운영방식을 모두 개성화.차별화하자는 취지로 우수 고교에 대해선 재정지원할 계획" 이라고 밝혔다.

오대영.강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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