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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e칼럼

기다릴 줄 아는 지혜가 최고의 재테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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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에 있어서 가장 빈번하게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이 바로 장기투자에 대한 효용성이다.

그냥 한번 묻어두고 잊어버리고 있다가 몇 년 후에 다시 보면 두 세배의 수익이 나올 것이라는 막연한 장기투자 신봉자들의 얘기도 있지만 체계적으로 살펴보면 역시 장기투자가 투자의 효율적인 한가지 방법임에는 틀림이 없겠다.

경제나 금융시장에는 여러 가지 일들이 발생한다.

최근 몇 년간의 사건과 사고만 보더라도 2001년도의 9.11테러부터 시작해서 엔론 사태와 국내의 카드채사태,2004년 중반의 차이나 쇼크와 2007년부터 불어 닥친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에 이은 글로벌 경제위기까지 다양한 여러 가지 호재와 악재거리가 발생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의 뇌리에 남아있는 것은 호재거리 보다는 악재거리 즉,주식이나 부동산시장의 폭락했던 시절에 대한 기억이 훨씬 강하게 남아있다.

아무래도 피부로 느끼는 충격이 훨씬 컸기 때문일지도 있겠지만 좋았던 일 보다는 좋지 않았던 일이 사람의 머릿속에 기억으로 오래오래 남는다는 것이 당연시 되고 있다.
투자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여러 가지 호재와 악재가 계속 이어지면서 주식이나 펀드,채권,원자재,환율,부동산시장의 가격이나 지수는 등락을 하루에도 수 십 번씩 하게 되고 그 안에서 개인들이 시장의 흐름에 맞게끔 자산 포트폴리오를 자동차 운전하면서 핸들을 돌리듯이 쉽게 바꿀 수 있는 여건이 되지는 않고 있다.

따라서 눈이 벌겋게 충혈되어서 하루 종일 모니터를 보고 있지 않을 바에는 아예 장기적으로 계속적으로 이어지는 호재와 악재거리 속에서도 올라갔다가 내려감을 반복하는 와중에서 꽤 높은 수익률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시장 금리 이상의 수익을 거두자는 것이 바로 장기투자의 매력이나 효용성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실제로 장기투자를 했을 때 마이너스(-)로 떨어진 이후의 플러스(+)로 전환되는 긍정적인 면 보다는 반대로 플러스(+)에서 마이너스(-)로 전환되었을 때의 단점을 짚어서 무용론을 내세우기도 한다.

장기투자란 말은 은행이나 증권사에서 말하는 건가요?

제가 3년 넘게 펀드를 하고 있습니다.

저도 장기투자를 꼭 해야 된다고 믿고 지금까지 했습니다.

작년에는 수익률이 너무나도 신날 정도로 많이 올라서 장기투지가 역시 정답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웬걸!!!

지금은 마이너스 그것도 환매도 못할 정도로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작년에 환매할걸 그랬나 봅니다

제가 너무 욕심이 많아서 그때 당시에는 더 오르면 환매한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후회되네요

장기로 가지고 있으면 증권사나 은행들은 수수료를 매달 떼어 가지고 간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속았어요

수수료는 수익이 나든 마이너스를 기록하든 떼어 간다는 걸 알고 기분이 좋지 않았습니다

수익이 날 때 만 떼는 줄 알았는데 ....

하여튼 장기투자란 꼭 해야 되는 건 아니라는걸 느꼈습니다

계획한 수익이 나면 뒤도 안 돌아 보고 환매하고 시장을 잘 파악해서 다시 투자하는 게 정답 이라는 것을 멍청한 저는 이제야 알았습니다

<재테크 포탈 사이트 모네타 토론게시판 뚱뗑히포(hippomsy)님의 1998년 9월 23일자 글>

물론 상기의 글처럼 금융기관에서는 수익이 나도 수수료를 떼어가고 원금손실이 발생해도 수수료를 떼어간다.하지만 어디까지나 금융기관의 자금의 판매와 운용에 대한 순기능을 생각하고 금융기관도 하나의 영리를 추구하는 주식회사라면 이 정도 선은 인정해야 되지 않을까 싶다.오히려 장기투자의 단점으로 지적하고 있는 단점을 어떻게 극복하고 장점으로 승화시켜야 하는지를 고민해봐야 하겠다.

우리나라에서 판매되고 있는 펀드 중에 대표적인 펀드가 바로 2001년 7월 6일에 설정된 '미래에셋 디스커버리 주식형펀드'이다.

2001년 7월에 설정되었으니 약 8년 정도 운용이 되고 있으며 운용금액도 1조 원이 넘는 대표적인 국내주식형 펀드이다.

<미래에셋 디스커버리펀드(2001년 7월6일 설정) 최근 5년간 수익률,규모 현황>

위의 그림은 펀드평가회사인 제로인의 조회를 통해서 '미래에셋 디스커버리 주식형펀드'의 최근 5년간의 수익률과 운용자산의 규모를 살펴본 그림이다.

최근 몇 년간의 수익률을 살펴보면 2007년도 하반기에는 무려 377%이상의 수익률(6년 누적) 을 보였는데 1년 평균 60%이상의 상당히 높은 수익률로 계산된다.

하지만 2008년 들어와서 글로벌 금융위기로 주식시장의 하락세로 인해서 점차로 수익률이 하락해서 2008년 하반기에는 최저 120%(7년 누적)의 수익률로 1년 평균 수익률 17%가량의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다.그런데 2009년 7월 현재의 수익률을 살펴보면 다시 회복세를 보여서 2009년 들어서만 36%의 수익률을 거둘 정도로 양호한 수익률을 보여주고 있다.

필자가 특정펀드를 홍보하고자 하는 생각은 추호도 없다.다만 장기투자의 장점에 대해서 실제 사례를 들어서 살펴보면 훨씬 독자들이 피부에 와 닿지 않을까 하는 조바심에서 알아보았다.

위 그림에서 살펴보면 수탁고도 수익률과 거의 비슷하게 움직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수익률이 양호하면 수탁고도 꾸준하게 늘어나고 수익률이 하락하면 수탁고도 현저하게 떨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즉 개인 투자자들이 수익률에 웃고 우는 모습을 하나의 통계로 여실히 알 수 있는 것이다.

바로 이것이 장기투자의 장점이나 효용성이다.물론 개인적으로 목표 수익률을 정해놓고 그 수익률에 도달되면 환매를 통해서 수익을 실현하면 아무 문제가 없다.하지만 주식시장이나 펀드의 수익률이라는 것이 어디 내 맘대로 움직이는가?

여차하면 환매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허다하고 실제 목표수익률에 도달 했더라도 개인적인 욕심과 혹시나 하는 생각에 환매를 안하고 계속 가지고 가다가 또 하나의 악재를 만난다면 본의 아닌 장기투자가 되는 것이다.

장기투자가 100% 투자의 정답은 아니다.다만 긍정적인 면이 훨씬 많다는 것을 알고 투자했으면 한다는 것이다.펀드에 장기적으로 투자를 해도 수수료를 떼어가고 단타로 계속 다른 펀드나 주식으로 갈아타도 어차피 비슷한 수수료를 내어야 한다.

우리가 부동산에 투자할 때 특히 갈아탈 때 수익률에 큰 차이가 없다면 세금이나 부대 비용 때문에 현재의 부동산을 그냥 보유하고 있는 것이 나은 경우가 있는 경우가 같은 이치이다.

투자는 환매해야 할 시점의 상황이 어떠냐에 따라서 이익은커녕 원금도 보장 안될 수도 있다.

따라서 장기투자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는 투자를 고민해야 하겠고 손해를 보지는 않겠다는 투자 마인드와 함께 이왕이면 수수료나 기타 비용이 적게 드는 투자 종목을 정해서 조급한 마음일랑 버리고 시장을 관망하는 자세가 필요하겠다.

서기수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