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곡·문정지구 개발 논란…'예비계획'계기 관심집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1면

서울시가 알짜 땅으로 꼽히는 강서 마곡지구, 송파 문정.장지지구가 개발에 시동을 걸 것인가.

서울시가 올해 마곡지구 1백20만평과 문정.장지지구 64만평에 대해 예비계획을 수립키로 하자 이 들지역의 개발여지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규모 신시가지 건설이 가능할 정도로 입지조건이 좋고 투자전망이 밝아 일단 개발만 되면 수도권 부동산 시장의 판도가 바뀔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들 지구에 대한 개발설은 그동안 끊임없이 나돌면서 부동산 시장에 큰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문정.장지지구의 경우 제2수서로 불릴 만큼 주변환경이 좋아 수많은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마곡지구는 1백만평이 넘는 대규모 개발예정지인데다 김포공항은 물론 영종도 신공항과도 가까워 21세기 전략기지 적지로 꼽혀왔다.

마곡지구가 개발될 경우 국토개발의 중심축이 수색 - 목동 - 가양 - 마곡 - 인천 - 신공항으로 변화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지금은 강남의 경제력에 힘입어 강남 - 분당 - 수지축의 영향력이 크지만 앞으로 수색 - 마곡축의 위력이 훨씬 강해 주변지역 개발을 촉진시킬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서울시는 한때 마곡지구를 최첨단 국제도시로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도 했었다. 이런 여건을 감안할때 이들 지구에 대한 서울시의 예비계획은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가.

서울시 문승국 도시계획과장은 "이들 지구는 우리 세대에 당장 개발하기보다는 후세대에 물려주는 게 바람직하다" 면서 "주변에서 개발압력이 강해 이를 막기 위한 장치를 마련한다는 차원에서 예비계획을 수립하는 것" 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부동산 전문가들은 장기간 개발 유보가 과연 가능한지 의아해 한다.

후손에 물려준다고 했던 수색지구도 개발을 추진중이지 않느냐는 것이다. 특히 수십억원을 들여 지하철 5호선 마곡역을 만들어 놓고 이 일대를 그대로 방치할 수 있느냐는 게 이들의 분석이다. 마곡지구는 마곡.방화.공항.발산동 일대 자연.생산녹지지역으로 신공항고속철도와 지하철 5, 9호선이 통과하게 된다.

물론 전체 면적으로 76%가 생산녹지여서 이를 주거지로 푼다는 게 쉽지 않지만 신공항 개항 등에 따른 전진기지 개발의 필요성을 감안할때 개발의 압력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문정.장지지구는 당초 군 비행구역에 들어 고층 개발이 불가능해 유보돼 왔다.

하지만 도시내의 군시설들이 속속 외곽으로 이전해가는 상황속에 개발을 못할 게 있느냐는 지적도 많다.

최영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