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홍보투어 출발] '내각제는 충청 자존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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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자민련이 11일 충남 연기지구당 개편대회를 계기로 지방순회 내각제 홍보전에 들어가자 국민회의의 동교동 실세들은 즉각 '국민회의.자민련 합당론' 과 내각제 개헌의 연기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맞불을 놓았다.

내각제 문제에 관한 한 공동여당의 정책공조도, 3.30 재.보선을 앞둔 선거공조도 아랑곳하지 않는 단호한 자세다.

자민련이 11일 첫 '내각제 설명회' 를 갖고 본격적인 대 (對) 국민 홍보작업에 돌입했다.

말이 대국민 홍보지, 내막적으론 국민회의를 겨냥한 측면이 더 강하다.

서막은 자민련의 본거지인 충남 연기군에서 올랐다.

김고성 (金高盛) 의원의 당원단합대회 (연기군민회관)에 내각제 강경론자들인 김용환 (金龍煥) 수석부총재.이인구 (李麟求) 부총재를 비롯, 구천서 (具天書) 총무.이원범 (李元範) 대전시위원장.정일영 (鄭一永) 충남도위원장 등 의원 10명과 당원 7백여명이 참석해 내각제를 소리 높여 합창했다.

김용환 수석부총재는 이날 '내각제 개헌 = 충청인의 자존심' 을 내세우는 새 논리를 전개했다.

충청권의 지역정서를 파고드는 공세를 본격화한 것이다.

우연인지, 의도적인지 이날 불거진 국민회의 설훈 의원의 '임기말 개헌' 주장에 맞불을 놓는 모양새였다.

金수석은 "최근 내각제 여론조사를 보면 한나라당 지지세력과 영남권의 내각제 지지도가 충청권 지지도를 따라잡고 있다" 며 "충청인들은 정신을 차려야 한다" 고 일갈했다.

金수석은 모 여론기관의 지난 1월 여론조사 수치까지 들고 나와 내각제를 역설했다.

金수석은 "내각제는 충청인의 자존.긍지와도 직결된다" 며 "뜨뜻미지근하게 얘기하는 게 충청인의 미덕이던 시대는 지났다" 고 외쳤다.

"확실히 자기 소신을 갖고 분명히 내각제를 얘기해 달라" 고 당부하는 대목에서는 참석자들의 박수가 터져나왔다.이에 앞서 金수석은 "한때 김종필 (金鍾泌) 총리가 왜 내각제에 대해 분명히 얘기하지 않는지 걱정하기도 했다" 며 "그러나 연내 내각제 개헌을 분명히 실천한다는 金총리의 의지엔 조금도 변함이 없다" 고 강조했다.

3.30 재.보선을 앞두고 내각제 공세를 자제해왔던 자민련의 분위기가 고조된 것은 이날 터져나온 국민회의 핵심들의 반 (反) 내각제 발언이 크게 작용했다.

내각제 유보를 시사한 듯한 국민회의 한화갑 총무에 대해 金수석은 "현 정권 2년반은 대통령제를 하고, 2년반은 내각제로 해 연립정부를 5년간 유지하자고 한 게 양당의 약속" 이라고 반박했다.

김용환 수석 등은 이날 저녁 대전에서 개최된 현대사회문제연구소 주최 '내각제 간담회' 에 참석, 내각제 순회홍보를 계속. 金수석은 간담회에서 연내 개헌의 시점을 묻는 질문에 대해 "통상 개헌절차가 3~4개월 이상 걸리는 점을 감안할 때 이를 역산해 보면 알 것" 이라고 해 7~8월 여름께를 내심 검토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金수석.이인구 부총재는 "金총리는 내각제 실천을 위해 자신이 총리직에 있는 것이라고 얘기했다" 며 JP의 연내 개헌 의지도 거듭 전달했다.

연기 = 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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