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도쿄도 지사선거 열기 후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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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다음달 11일 치러지는 일본 통일지방선거의 '꽃' 인 도쿄도 (東京都) 지사 선거 열기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아오시마 유키오 (靑島幸男) 현 지사가 재출마를 포기한 뒤 각계의 내로라 하는 6명이 잇따라 출사표를 던지면서 각축전이 치열하다. 언론사 여론조사 결과 거물들의 난립으로 당선 요건인 유효 투표수의 25%를 얻는 후보가 나오지 않아 지사선거 사상 첫 재선거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제1 야당인 민주당이 미는 하토야마 구니오 (鳩山邦夫.50) 전 문부상은 가장 지명도가 높은 후보. 증조부가 중의원 의장, 할아버지가 총리, 아버지가 외상을 지낸 정치 명문가 4세 의원으로 형 하토야마 유키오 (鳩山由紀夫.민주당 간사장 대리) 와 함께 민주당 창당의 산파역을 맡았다.

그가 의원직을 버리고 지사선거에 뛰어든 데는 민주당의 집권 전략과 함께 하토야마가의 화려한 전통을 이으려는 의지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도쿄 낭만혁명' 이 캐치프레이즈. 자민당이 지원하는 아카시 야스시 (明石康.68) 전 유엔 사무차장은 일본 유엔외교의 간판. 캄보디아.보스니아 내전때 수완을 발휘했다.

'도쿄발 평화 메신저' 를 내건 그는 오랜 해외생활로 국내 실정에 어두운 게 약점이다.

한때 자민당 후보로 거론됐던 가키자와 고지 (枾澤弘治.65) 전 외상은 도시문제에 밝은 정책통으로 꼽힌다.

자민당이 아카시 카드를 확정하자 반기를 들었다.

국제정치평론가인 마스조에 요이치 (舛添要一.50) 는 민간방송 TV 토론에 단골로 출연해 인기가 높다.

하토야마와 도쿄대 법학부 동기생인 그는 3백만명으로 추산되는 무당파 (無黨派.어느 정당도 지지하지 않는 유권자)에 기대를 걸고 있다.

노즈에 진페이 (野末陳平.67) 전 참의원 의원은 다소 '튀는' 후보. TV작가 출신으로 세금당 (稅金黨) 당수를 맡았던 그의 슬로건은 '납세자의 반란' 이다.

신선하지만 낮은 지명도가 흠. 전노련 (全勞連) 의장 출신의 미카미 만 (三上滿.66) 공산당 후보는 중학교 사회교사를 30년간 지낸 교육통으로 후보중 유일하게 정당공천을 받아 탄탄한 조직표에 승부를 걸고 있다.

후보별 지지율은 박빙의 차. 도쿄 (東京) 신문의 여론조사 결과 하토야마 (16.8%).마스조에 (16.7%).가키자와 (15.9%).아카시 (14.1%).노즈에 (7.1%).미카미 (6.7%) 의 순으로 지지율이 20%를 넘는 후보는 한명도 없다.다른 여론조사 결과도 거의 마찬가지. 여기에 출마설이 도는 보수 논객 이시하라 신타로 (石原愼太郎.66) 전 운수상마저 나올 경우 판세는 더욱 종잡을 수 없게 된다.

이에 따라 사상 처음으로 재선거가 실시될 것이라는 예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표 분산으로 1등을 해도 공직 선거법상의 당선 요건을 충족시키기 어렵기 때문이다.

4년전 무당파 돌풍을 낳았던 도쿄도 지사선거가 이번에는 어떤 결과를 낼 지 궁금하다.

[후보 약력]

-하토야마 구니오▶도쿄대 (50세) ▶민주당 부대표▶무소속 출마 (민주당 지원)

-아카시 야스시▶도쿄대 (68세) ▶유엔 사무차장▶무소속 출마 (자민당 지원)

- 가키자와 고지▶도쿄대 (65세) ▶자민당 도시정책조사회장▶무소속 출마

[도쿄도 개요]

▶인구 = 1천1백82만명 (98년) ▶면적 = 2천1백86㎢▶연간예산 = 12조3천2백9억엔 (약1백23조원/99년) ▶공무원수 = 18만8천8백19명 (99년)

도쿄 = 오영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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