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MBC'한국100년…'가상스튜디오등으로 다큐 재미 더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0면

MBC 가상 스튜디오에 새 주인이 들어섰다. 지난 85년 '역사기행 - 길따라 발따라' 이후 MBC에서 거의 15년만에 선보이는 정규 다큐멘터리 '한국 100년, 우리는 이렇게 살았다' (26일부터 매주 금요일 밤11시15분).

새 천년을 앞두고 격동기였던 지난 1백년의 근현대사를 짚어보려는 기획이다. 그렇다고 역사와 샅바를 잡고 정면에서 한 판 씨름을 하자는 건 아니다. 역사 속에 녹아있는 아기자기한 일상들을 모아 생활사를 중심으로 풀어간다.

예를 들면 닭울음으로 시간을 재던 농경사회의 느긋한 풍경부터 초를 다투는 현대사회에 이르기까지의 변화상을 '닭울음에서 전자시계까지' 라는 제목으로 풀어가는 식이다.

자칫 지루해지기 쉬운 다큐멘터리 프로이기에 시청자의 눈길을 끌려는 이런저런 '애드립' 이 먼저 눈에 띈다. 진행자인 이윤철 아나운서가 스튜디오 바닥으로 사라지기도 하고 자료화면이 스크린처럼 화면 속에 걸려 있기도 하는 등 가상 스튜디오의 묘미를 십분 활용한다.

컴퓨터 그래픽과 역사적 자료화면은 물론이고 당시 상황을 재연한 장면까지 덧붙여 이해를 돕는다.

생활사를 다루는 만큼 숨겨진 이야기도 많다. '돈' 을 소재로 한 26일 첫 방영 분에서 구한말의 낮은 물가를 보여주는 에피소드 하나. 영국 여행가 비숍 여사가 여행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10파운드를 주고 환전한 엽전의 양은 무려 1백20만닢. 가마니에 넣어서 옮기는 데만 6명의 장정이 필요했다.

또 첫 화폐의 모델이었던 이승만 전 대통령에 얽힌 얘기도 재미있다. 지폐 한가운데 얼굴이 새겨져 있었으나 돈을 접을 때마다 얼굴이 구겨진다는 이유로 지폐 왼쪽과 오른쪽으로 얼굴을 옮겨 인쇄했다는 것.

장덕수 책임프로듀서는 "아직은 재미난 정보를 전달하는데 그치고 있다" 며 "자리가 잡히는대로 생활상을 통한 다큐 특유의 감동까지 전달하겠다" 고 밝혔다.

백성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