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무라파의 회장인 마치무라 노부타카(町村信孝) 전 관방장관과 야마사키 다쿠(山崎拓·야마사키파 회장) 전 부총재, 이부키 분메이(伊吹文明·이부키파 회장) 등 파벌 영수 3명이 지역구에서 패배했다. 자민당의 대표적인 대북 대화론자인 야마사키는 민주당 후보에게 큰 표 차로 져 비례대표마저 낙선해 10선에 실패했다. 마치무라와 이부키는 비례대표로 가까스로 살아남았지만, 당내에서는 “더 이상 지역구 출신이 파벌 회장을 하는 시대가 아니다”란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최대 파벌 마치무라파는 전직 의원 중 60%가 낙선했다. 두 번째 파벌인 쓰시마(津島)파는 더 심각한 상황이다. 쓰시마 유지(津島雄二) 회장이 중의원 해산 직전에 은퇴한 데다 사사카와 다카시(笹川尭) 총무회장, 규마 후미오(久間章生) 전 방위상 등 간부진이 대거 낙선했다. 니카이(二階)파에선 회장인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경제산업상이 유일한 당선자다.
자민당은 28일 총재 선거를 치를 예정이지만, 예전처럼 파벌 단위로 후보자를 세울 수 없는 지경이다. 고가(古賀)파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선거대책 부위원장은 “이제 우리 당 중의원 의원이 119명으로 줄었다. 파벌별로 입장을 정하거나 영수회담을 열어 주요 현안을 결정하는 관례는 이제 사라져야 한다”며 화려했던 자민당 파벌시대의 종언을 예고했다.
도쿄=박소영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