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김현정 2집 '갈매기의 꿈' 발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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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첫 해는 성공했지만 다음 해엔 부진을 면치 못하는 것을 가리키는 말 '소포모어 징크스' .2년차 가수들은 이 상황을 피하기 위해 골머리를 앓는다. 가장 많이 선택되는 방법은 '그대로 그렇게' .1집과 비슷한 분위기로 위험을 피하자는 전략이다.

지난해 '그녀와의 이별' '혼자한 사랑' 을 차례로 히트시키며 가요계의 신데렐라로 떠오른 김현정 (21) 도 일단은 비슷한 길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그의 두번째 앨범 '갈매기의 꿈' 은 강한 비트의 댄스음악을 추구했던 1집의 연장선상에 놓여 있다.

빠른 댄스 리듬에 강렬한 기타 사운드를 엮어놓은 타이틀곡 '되돌아온 이별' 이나 후속곡으로 낙점을 받은 유럽풍 댄스곡 '자유선언' 은 첫 앨범과 비슷한 분위기를 풍긴다.

최규성.주영훈.천성일 등이 작곡자로 참여한 다른 곡들도 스타일의 차이는 있으나 모두 댄스음악의 범주로 묶일만한 노래들이다.

고등학교 시절 헤비메탈 밴드에서 베이스와 보컬을 맡았던 그를 놓고 일부에서는 "댄스음악을 부르는 것은 상업성을 추구하는 것 아니냐" 며 비판의 시선을 던진다.

하지만 김현정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어차피 음악이라는 건 듣고 기분이 좋아지기 위한 것 아닌가요. 그렇다면 록이나 댄스나 본질적으로는 같다고 생각해요. 댄스는 지금의 제 스타일과 맞는 것 같아서 할 뿐입니다. 물론 꾸준히 다양한 음악도 시도하고 있죠. " 그의 말마따나 이 음반에는 1집과는 좀 다른 분위기의 곡도 담겨있다.

남자친구를 군대에 보내는 여성의 심리를 표현한 '훈련소 앞에서' 와 오케스트라 반주에 '유리상자' 의 코러스가 어우러지는 '몽중인' 등 발라드곡에서는 그의 감성적이면서도 섬세한 보컬이 돋보인다.

진정한 변신 가능성을 엿보게 하는 곡은 김현정이 직접 작사.작곡을 맡은 '비포 앤 애프터'. 재즈 리듬에 록 느낌이 나는 기타 선율을 실어 아기자기한 느낌을 준다. 또 멜로디컬한 랩이나 재니스 조플린을 연상케 하는 흐느끼는 보컬에선 새로운 그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문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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