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0 오가는 증시, ELS 투자 매력 커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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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만기보다 빨리 상환되는 주가연계증권(ELS)이 늘고 있다. 지난해 말 급락했던 주가가 올 들어 예상보다 빨리 제자리를 찾은 덕분이다. 최근 코스피지수가 1600 선을 오르내리면서 ELS 신규 투자의 매력도 커지고 있다.

조기 상환형 ELS는 3~6개월마다 기초자산 가격을 평가해 기준가보다 70~90% 이상이면 수익을 내는 구조다. KIS채권평가에 따르면 올 1월 13건에 불과했던 ELS 조기 상환이 지난달엔 335건으로 늘었다. 조기 상환으로 투자자들이 얻은 평균 수익률은 연 23.7%에 달한다. 전체 ELS 평균 수익률(만기 상환 종목 포함)도 올 1월 -21.3%에서 지난달엔 16.4%로 뛰었다.

조기 상환을 맞은 ELS 중엔 지난해 급락장에서 원금보장 한계선을 넘어섰다가 올 들어 기사회생한 경우가 많다. 주로 우량주나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은 ELS가 이에 해당된다. 지난달 25일 연 18%의 수익률로 상환된 한국투자증권 ‘부자아빠 ELS 제408회’도 그런 경우다. 지난해 2월 발행된 이 ELS는 같은 해 10월 10일 기초자산인 LG디스플레이의 주가가 크게 빠지면서 원금보장 구간(기준가의 50% 이상)을 벗어났다. 하지만 이후 주가는 서서히 회복됐고, 최근 조기 상환 조건(기준가의 70% 이상)에 들어오면서 수익을 올렸다.

이 회사 DS부 김나이 대리는 “지난해 기초자산 주가가 원금보장 한계선을 벗어나자 많은 투자자가 손실을 감수하고 ELS를 중도 환매했다”며 “하지만 포스코·삼성전자·LG전자 등 우량주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 중 상당수는 최근 조기 상환 기회를 잡았다”고 설명했다.

물론 만기까지 기다렸지만 원금손실을 본 ELS도 적지 않다. 하지만 올 1월 -28%까지 떨어졌던 만기 상환 ELS의 수익률이 지난달엔 플러스로 돌아서면서 금융위기 충격에서 서서히 벗어나고 있다.

자산관리 전문가들은 지수가 크게 오른 지금이 ELS에 투자할 때라고 조언한다. 잇따른 조기 상환에서 보듯 ELS는 주가가 어느 정도 떨어져도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하나대투증권 김대열 펀드리서치팀장은 “주가가 급락할 가능성은 작지만 그동안 빠르게 올랐기 때문에 당분간 조정받을 여지가 있다”며 “기대수익률을 충족하면서 조정에 대비하려면 ELS 같은 대안 상품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만 지난해 급락장에서 ELS의 원금손실 위험이 드러난 터라, 어떤 ELS를 골라야 할지가 고민이다. 최근 ‘ELS 수익률 조작’ 논란이 잇따라 나오고 있는 것도 ELS 투자를 망설이게 한다.

수익률 조작 가능성을 아예 차단하려면 코스피200 같은 지수나 삼성전자 등 초우량주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를 고르면 된다.

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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