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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이 본 중앙일보] '소비자 운동가? 희대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11일자 8면 '소비자 운동가? 희대의 협잡꾼?' 기사는 중국에서 가짜상품 적발에 앞장서고 있는 왕하이 (王海) 라는 20대 젊은이 얘기를 다루고 있다.

그는 모조상품을 찾아내 물건을 판 업소로부터 상품가격의 두배에 해당하는 손해배상금을 받아내 이를 수입으로 삼는다고 한다.

이같은 그의 사업은 중국정부가 만든 소비자권익보호법에 근거하고 있다고 기사는 전한다.

필자가 보기에 그는 가짜 상품을 추방하는 소비자운동도 벌이고 돈도 버는 아주 기발한 아이디어맨이다.

그런데도 이 기사는 제목과 내용에 있어 앞뒤가 맞지 않아 혼란스럽다.

제목이 소비자 운동가와 희대의 협잡꾼에 똑같은 비중을 두는 바람에 그가 하는 일의 반쯤은 사기행각 같다는 인상을 준다.

이런 제목은 기사 첫 부분에 "모조상품 업자들로부터는 사기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고 쓰여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그러나 모조품 업자들이 그것을 적발하는 감시자를 비난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업자들의 그런 소리는 도둑이 경찰을 비난하는 것과 같은 것이 아닐까. 그가 모조품 업자들의 협박을 받고 있다는 사실만 전달하면 될 것을 이들의 비난을 그에 대한 여러 평가 중 하나로 간주하고 이를 제목에 반영함으로써 독자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는 느낌이다.

로버트 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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