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투자자들 실권주 노려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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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주식투자는 위험 부담이 큰 편이다. 주식시장의 생리에 익숙하지 않은 '초보' 투자자라면 더하다. 따라서 증권 전문가들은 투자위험이 상대적으로 적고 수익률도 높은 실권주 투자를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올해는 실권주 투자기회가 예년에 비해 많아졌다. 기업들의 유상증자가 대거 쏟아져 나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 실권주란 = 기업이 유상증자를 하면 우리사주 조합원들과 기존 주주들에게 먼저 새 주식을 청약할 수 있는 권리를 주게 된다. 이때 새 주식을 살 돈이 없거나 투자가치가 적다고 생각하면 자신에게 배정된 권리를 포기할 수 있다. 이렇게 해 살 사람이 없어진 주식이 실권주다. 기업은 실권주가 생기면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살 사람을 모집하는 게 일반적이다.

◇ 투자 포인트 = 기업이 유상증자를 할 때는 보통 시세보다 20~30% 할인한 가격에 새 주식을 발행한다. 따라서 실권주를 사서 주식시장에 내다 팔면 차익을 남길 수 있다.

다만 실권주를 청약한 날부터 새 주식이 상장되기까지는 대개 20일 가량이 걸린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이 기간중 해당 기업의 주가가 많이 내려 실권주 가격보다 낮아진다면 손해를 볼 수도 있다. 따라서 실권주에 투자할 때는 해당 기업의 재무사항 등을 잘 살펴보고 주가가 앞으로 오를 것 같거나 적어도 별 변동이 없을 것 같은 기업을 골라야 한다.

실권주를 언제 팔아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일률적으로 말할 수 없다. 기업이 유상증자를 하면 주식의 공급이 많아지는 것이기 때문에 주가를 끌어내리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런 경우에는 실권주가 상장되는 당일 주식을 파는 게 유리하다. 그러나 유상증자를 한 돈이 기업으로 흘러들어가 현금흐름이 좋아지면서 주가가 더 오르는 경우도 있다.

전체 유상증자 물량 중에서 실권주가 생기는 비율인 실권율은 증시의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특히 증시가 활황을 보일 때는 기존 주주들이 대부분 증자에 참여하기 때문에 실권주가 많이 나오지 않는 편이다. 지난달 실권주 공모를 실시한 세양산업의 경우 전체 유상증자 물량의 17.4%인 7만5천7백33주가 실권주였다.

◇ 실권주를 사려면 = 투자자가 직접 실권주 청약을 하거나 한국증권금융의 실권주청약예금을 이용하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우선 어느 회사의 실권주에 투자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직접 청약할 경우는 실권주 공모를 맡은 주간 증권사와 청약일을 확인해야 한다. 그리고 청약일에 해당 증권사의 지점을 찾아가 얼마나 살 것인지 적어 청약증거금과 같이 내면 된다.

청약증거금은 신청한 실권주의 수에다 주가를 곱한 금액이다. 만일 해당 증권사의 계좌가 없으면 새로 계좌를 만들어야 한다.

실권주를 청약했다고 해서 청약한 주식을 모두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경쟁률에 따라 일정 비율대로 나눠 받게 된다. 예를 들어 세양산업의 경우 경쟁률이 79대1로 높아 1천주를 신청한 사람도 14주만 배정받았다.

그렇다고 무한정 많이 청약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대부분의 경우 청약한도를 정해 놓고 한도를 넘어 신청한 경우엔 한도 만큼 신청한 것으로 간주한다. 예를 들어 청약한도가 1천주라면 1만주를 신청했더라도 1천주를 신청한 것으로 처리된다.

다만 실권주 청약을 모두 접수한 결과 청약 물량이 팔려는 물량에 미달했을 경우는 조금 달라진다. 이때는 우선 한도 만큼을 청약자들에게 나눠주고 그 나머지는 한도를 넘어 청약한 사람들에게 돌아간다. 실권주가 배정되는 시기는 청약일부터 1주일 가량 지나서다. 배정된 실권주를 사고 남은 청약증거금은 투자자에게 돌려준다. 다시 2주일 가량 지나면 실권주가 증권거래소에 상장된다.

◇ 실권주 청약예금 = 이 예금을 이용하면 실권주 청약 절차를 증권금융에서 대행해준다. 고객들은 투자하고 싶은 실권주를 골라 자동응답 전화 (ARS) 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

증권사에 계좌가 있는 개인이면 누구나 이 예금에 가입할 수 있다. 예금 금리는 돈을 맡기는 기간에 따라 6% (1년 미만) 와 8% (1년 이상) 이고 언제든지 돈을 넣었다가 뺄 수 있다.

이 예금에 가입한 사람이 실권주를 청약하면 증권금융에서는 청약증거금에 대해 예금 잔액의 한도 내에서 대출해준다. 대출이율은 연 9%.대출금의 원금과 이자는 나중에 실권주를 팔아 갚으면 된다. 이때 매매차익이 생기면 고객의 계좌에 자동 입금되고 만일 손실이 생기면 예금 원금에서 정산된다. 예금 문의 02 - 3770 - 8880 (증권금융 영업부).

주정완 기자

도움말 주신분 = 한성원 LG증권 기업금융팀 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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