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전용기 탄 민주당 호남 의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이명박 대통령이 나로호 발사·엑스포 행사를 계기로 호남권 민주당 의원들과 ‘스킨십’을 넓혔다.

이 대통령은 지난 28일 고흥에 위치한 나로우주센터를 찾아 격려한 뒤 2012년 엑스포가 개최될 여수에서 오찬 간담회를 했다. 민주당에선 강봉균·서갑원·주승용·김성곤 의원과 박준영 전남지사를 비롯해 여수·광양·순천 시장, 고흥·보성 군수 등 전남 지역 자치단체장들이 여럿 참석했다.

국회 여수박람회 특위위원장 자격으로 오찬에서 이 대통령 옆에 앉았던 강봉균(군산) 의원은 “이 대통령 취임 이래 처음 1시간30분 가까이 깊은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특히 이 대통령이 제안한 행정구역 개편과 관련, ‘조속한 시일 내로 하동·남해와 여수·순천을 하나의 자치광역시로 독립시키면 지역구도 극복, 균형발전이 앞당겨질 것’이라 제언했다”며 “그러자 대통령은 ‘(국회가) 앞장서서 그렇게 되도록 해달라’고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강 의원은 오찬 뒤 귀경하는 대통령 전용기에도 ‘동승’했다. 이날 역시 민항기로 서울에 갈 예정이었던 강 의원이 비행장에서 대화를 나누던 청와대 수석진과 함께 얼떨결에 전용기에 타게 됐다는 것이다. 기내에서 뒤늦게 강 의원을 발견한 이 대통령은 웃으면서 “강 의원도 이것(전용기) 타고 오셨느냐”고 물은 뒤 “강 의원이 여기 타는 것 반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말했다.

이날 오찬에 앞서 서갑원(순천) 의원과 인사한 이 대통령은 “얼마 전 헬기로 순천만을 돌아봤는데 (경치가) 너무 좋아서 한 번 더 둘러봤다”며 “농협도 순천 지역이 가장 모범적으로 운영된다고 들어 꼭 가보고 싶다”고 덕담을 건넸다. 서 의원이 “순천만 제방이 지은 지 30년 넘어 붕괴될 우려가 있다”고 말하자 이 대통령은 “그러면 안 되죠. 정밀하게 조사해 보강해야죠”라고 화답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의 이날 행보는 호남 민심 다독이기와 함께 곧 이뤄질 개각에서 총리 후보군에 강현욱 전 전북지사·김종인 전 의원 등 호남 출신 인사들이 거론 중인 점과 무관치 않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강찬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