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방비’ 천식 환자 신종 플루 걸리면 패혈증 가능성 높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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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세 천식환자 사망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들 환자의 신종 플루에 대한 예방과 대책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천식은 먼지·매연·스트레스 등 외부 자극에 의해 기관지가 과민반응을 보이면서 수축하는 병이다. 기침·쌕쌕(혹은 가랑가랑)거림·호흡 곤란 등의 증상이 있다.

문제는 외부자극은 항상 존재하며, 피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따라서 평상시 기관지 염증을 가라앉히는 치료를 지속적으로 받아야 한다.

만일 기관지 염증이 방치된 상태에서 신종 플루에 감염되면 호흡곤란이 급속히 진행되면서 천식 발작을 초래할 위험이 높다.

서울아산병원 알레르기내과 조유숙 교수는 “천식 환자가 신종 플루에 잘 대처하기 위한 첫째 수칙은 기관지 과민반응에 의한 염증을 치료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천식 환자 중 정기적인 약물 치료 등 제대로 된 치료를 받는 사람은 네 명 중 한 명꼴에 불과하다.

신종 플루 대책자문위 박승철(삼성서울병원 교수) 위원장은 “천식 환자의 경우 요즘 문제되는 신종 플루 감염만 위험한 게 아니라 해마다 유행하는 계절성 인플루엔자, 파라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등 각종 호흡기 바이러스가 모두 문제”라며 “감염이 되면 갑자기 호흡이 곤란해지면서 위독할 수 있다”고 밝혔다.

천식이 초래한 염증성 기관지에 신종 플루 같은 바이러스가 감염돼 2차성 세균성 폐렴 발생률이 증가하는 것도 문제다. 세균성 폐렴은 적절한 항생제로 신속하게 치료하지 않으면 치사율이 30~50%나 되는 패혈증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

박 위원장은 “천식 환자는 가벼운 감기 증상으로 생각되더라도 절대 간과하지 말고 곧 병원에 가서 검사와 입원치료를 받는 게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황세희 의학전문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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