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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넘은 전투기로 독도 영공 지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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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지난 9일 일본 해상보안청의 초계기가 독도 인근의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으로 접근하자 공군 전투기 네 대가 출동했다. 공군은 17일 당시 출동했던 우리 전투기에 대해 "F-4D(사진) 팬텀기로 1964~66년 미국에서 제작된 것"이라며 "공군 보유 전투기 중 가장 오래됐다"고 말했다. 실제 전 세계에서 F-4D를 아직도 운영하는 국가는 한국밖에 없다고 한다.

제작 당시 이 기종의 '설계 수명'은 4000시간. 80년대에 동체 보강, 부품 교체 등을 통해 8000시간으로 연장했다. 하지만 현재 F-4D는 평균 비행시간이 8700시간에 이른다.

문제는 독도에서 상황이 벌어지면 출동할 주력기가 F-4D라는 점이다. 공군의 최신예기인 KF-16은 북한을 의식해 서산.충주 등 상대적으로 위쪽에 배치돼 있다. 반면 F-4D는 긴장도가 떨어지는 남부의 대구 공군비행장에 있다. 대구는 독도와 가까운 비행장이고 결국 F-4D가 출동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16일 일본 항공자위대 정찰기가 KADIZ에 접근했을 때도 지상 대기한 것은 대구의 F-4D 두 대였다. 지난해 일본 방위청 관계자들이 대구비행장을 방문했을 때 F-4D를 보고는 "이런 노후 기종을 운영하고 있으니 한국 공군의 정비 능력은 대단하다"며 칭찬 아닌 칭찬을 했다고 한다. 공군에 따르면 F-4D에 공대공 무장을 할 경우 행동반경은 500㎞다. 반면 일본의 주력기 F-15J 200여 대는 최대 1800㎞다. 한반도와 일본 본토에서 각각 200여㎞ 떨어진 독도에 F-4D와 F-15J가 다가서면 F-4D는 기름이 떨어져 먼저 돌아와야 한다.

군, 독도 부근 감시활동 강화

합참은 16일 오후 2시 22분 쯤 독도 부근의 KADIZ 10마일 바깥까지 접근했다 돌아간 일본 정찰기는 항공자위대의 RF-4E로, 3회에 걸쳐 경고통신 했다고 17일 밝혔다. 군은 이와 관련, 독도 부근 공중.해상에 대한 감시.초계활동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채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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