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지산리 경로당 노인들 '충.효.예' 교실 운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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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충남서산시부석면 지산리 경로당에는 겨울방학을 맞은 요즘 날마다 마을 어린이들이 몰려온다.

할아버지들이 경로당에 만든 '충.효.예' 교실에서 소학이나 예절을 배우기 위해서다.

충.효.예 교실은 경로당 노인 (34명) 들이 지난해 겨울에 만들었다.

특별히 하는 일없이 하루하루를 보내던 노인들은 일거리를 찾아 고민한 끝에 과거에 배운 한문이나 전통예절 등을 어린 학생들에게 전수하기로 뜻을 모았다.

모두 65세가 넘은 경로당 회원 모두 강사로 나서는 충.효.예교실에서는 '사자소학' 이란 교재 한권과 기본예절 등을 가르친다.

노인들은 충효 교실 운영 (0455 - 664 - 8891) 외에 여가활동으로 짚신과 왕골자리를 만들어 판 수익금을 지역사회를 위해 쓰고 있다.

올 겨울에만도 짚신 3천켤레와 왕골자리 10잎을 만들어 사찰과 일반인에게 팔아 4백만원을 벌었다.

노인들은 이 돈으로 지난해부터 부석면의 효자효부를 1년에 각 한명씩 뽑아 상금 20만원씩 주고 있다.

또 지난해에는 대학에 합격했으나 등록금이 없어 등록을 못한 학생 한명에게 20만원을 전달했다.

올해부터는 가정형편이 어려운 지역 초.중 학생 3~4명에게 학기 당 10여만원씩 보태주기로 했다.

경로회장 조희원 (趙羲元.83) 씨는 "늙은 나이에 조금이나마 사회에 기여하고 있어 다행" 이라며 "짚신을 많이 만들어 어려운 이웃을 위해 쓰고 싶다" 고 말했다.

서산 = 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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