뻣뻣한 이신행씨에 시민들 비난전화 빗발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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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29일 'IMF환란 조사특위' 는 항의전화로 사무가 마비될 지경이었다.

증인으로 불려나온 이신행 전 의원의 불성실한 답변태도에 TV로 청문회를 보던 시청자들이 분노를 터뜨린 것이었다.

그는 시종일관 뻣뻣한 자세를 취했으며, 특위 위원들의 질문에 가끔은 황당하다는 듯 웃는 듯한 표정까지 지었다.

"이 자리에 왜 나왔다고 생각하느냐" 는 이윤수 (李允洙) 의원의 신문에는 "증인으로 채택돼 나온 것 아니냐" 며 놀리듯 대꾸했다.

기산 사장 재직 당시의 적자규모를 묻자 "자료에 다 나와 있다" "숫자를 어떻게 다 기억하느냐" 며 오히려 면박을 주기도 했다.

그는 또 비자금 용처에 대한 추궁에는 "사장으로서 한 업무수행을 어떻게 밝히느냐" 며 받아쳤다.

특히 이건개 (李健介) 의원이 김영삼 전 대통령의 대선자금 의혹을 거론하자 "나에 관한 질문만 해달라" 고 했고, 기아 비자금 조성에 대한 질문에는 "내가 어떻게 아느냐" 고 잘라말했다.

지난해 국회를 '방탄국회' 로 만든 책임이 있다고 추궁하는 특위 위원들을 향해서는 "방탄국회로 덕을 본 것은 여권이다. 여권이 방탄국회로 뒤집어씌우고 여대야소로 만든 것 아니냐" 고 소리쳤다.

이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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